9급 1호봉 월 170만원…"우리도 최저임금 달라" 공무원 분노
서울시 공무원노동조합(서공노)이 9급 공무원 초봉 인상을 요구했다. 서공노는 20일 성명을 발표하고 “신규 공무원 보수가 최저임금도 안 된다”며 “정부가 공직 이탈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9620원…9급 1호봉 170만800원
앞서 지난 19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24년 최저임금을 올해(9620원)보다 2.5% 인상한 9860원으로 결정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06만740원 수준이다(월간 209시간 근로 기준).
반면 서울시 9급 공무원이 입사 첫해 받는 보수(1호봉)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서공노측 주장이다. 2023년 기준 서울시 9급 1호봉 월 보수는 170만800원이다.
서공노는 “하위직 신규 공무원 보수 수준은 시간이 갈수록 최저임금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17년까지만 해도 9급 1호봉 월 보수(139만5800원)는 최저임금(135만2230원)보다 많았지만 이후 역전했다. 지난해 월급은 최저임금보다 약 24만원 적다.
다만 공무원은 별도로 최대 18종의 수당을 받는다. 9급 1호봉은 직급보조비(15만5000원)·정액급식비(14만원)·명절 휴가비(16만8700원)를 받고, 설날·추석에 별도로 월급의 60%를 명절 휴가비로 받는다. 만약 초과근무를 할 경우 시간외수당은 1시간당 9160원을 받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공무원노조는 “보수의 20~30%가 건강보험료·소득세 등 제세공과금으로 빠져나간다”며 “공무원 평균 보수가 높다는 착시현상 때문에 하위직 공무원 낮은 보수 문제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서울시 저년차 공무원 157명 사표
전국공무원노동조합·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에 따르면 공무원 보수 수준은 민간 기업 대비 82.3% 수준이다. 이로 인해 공직에 입직한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년 차 이하 서울시 지방공무원 가운데 스스로 그만둔 사람은 281명으로, 3년 전(157명)과 비교하면 2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9급 공무원 공개채용 시험 경쟁률은 22.8 대 1로 최근 1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4년 9급 공무원 경쟁률은 64.6 대 1이었다.
이에 대해 서공노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으로 분류하는 공직 입직자가 최저임금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현실에 절망해 떠나고 있다”며 “9급 1호봉 월급을 최저임금에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공무원 간 연봉 격차는 점차 심화할 전망이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10일 4급 이상 임기제 공무원 연봉 상한 폐지를 결정했다. 유능한 인재를 공직사회에 유치하기 위해서,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연봉을 책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는 장관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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