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허윤서, 첫 출전에 한국 최고 순위 경신
[박장식 기자]
▲ 허윤서의 연기 허윤서가 19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 프리 결승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 연합뉴스 |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신성, 허윤서가 홀로 나선 첫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세계선수권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허윤서는 19일 저녁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솔로 프리에서 186.6167점을 기록하며 최종 6위에 올랐다.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허윤서는 이리영과 함께 나선 지난 듀엣 프리 연기에서 1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솔로 프리에서 6위까지 자신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6위는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세계무대 사상 가장 높은 점수이기도 하다.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단체전에서 거둔 8위 이후 무려 25년 만에 한국의 아티스틱 스위밍이 섰던 위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 후 만난 허윤서는 "더 예술적인 부분을 결승에서 강조하려고 했는데, 잘 되어 다행"이라며 웃었다.
첫 출전에 새 역사... 자유롭게 누볐다
지난 부다페스트 대회 때는 이리영 선수와 듀엣 종목에만 나섰던 허윤서 선수. 이번 세계선수권에 허윤서 선수는 솔로 종목 출전권 역시 확보해 생애 처음으로 홀로 세계선수권의 물 속을 누비게 되었다. 그런 기대감 속에 허윤서는 지난 7월 17일 열린 솔로 프리 예선에 출전해 총점 185.9500점으로 4위에 오르는 호성적을 냈다.
29명 중 4위로 가볍게 결승에 진출한 허윤서 선수. 19일 저녁 열린 솔로 프리 결승에서 허윤서 선수는 예선 순위에 맞춰 뒤에서 네 번째 순서로 무대에 올랐다. 물 속에 뛰어든 뒤 물 위에 뜬 채로 연기를 시작한 허윤서는 영화 <마틸드(Mathilde)>의 OST에 맞추어 자신감있는 표정으로 연기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허윤서는 물 위를 자유롭게 누비며 음악에 맞추어 연기를 이어갔다. 중간중간 긴 수중 동작이 있을 때에는 힘들어하는 듯한 표정을 보이면서도, 이내 표정을 다잡고 밝은 얼굴로 계속해서 연기를 이어갔다.
이내 클라이막스에서는 절도 있는 연기로 자신을 표현한 허윤서는 물 속으로 빨려드는 듯한 동작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연기를 마쳤다. 현장에서 함께 응원하던 동료 선수들의 응원 소리 역시 관중석의 큰 함성으로 바뀌었다.
키스 앤 크라이 존에 밝은 표정으로 앉은 허윤서 선수. 그의 최종 점수는 구성 점수 103.8167점, 예술 점수 82.8000점을 합쳐 최종 186.6167점이었다. 허윤서는 점수가 나온 순간 김효미 코치와 함께 포옹하며 자신의 첫 세계선수권 무대의 성공을 기뻐했다.
▲ 경기가 끝난 후 만난 허윤서 선수. |
ⓒ 박장식 |
경기가 마무리된 후 만난 허윤서 선수는 "긴장이 조금 되었던 것 같다. 예선에서는 베이스 마크(최저점)를 받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 덕분에 4위까지 오른 것 같다"면서, "결승에서는 큰 신경쓰지 않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예술적인 부분을 더 보여주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잘 되어 마음에 든다"라며 뿌듯해 했다.
성인 세계선수권에서 처음으로 솔로 무대를 펼친 허윤서 선수. "첫 출전에 결선까지 진출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그래서 준비한 것 다 발휘해보자는 생각으로 나섰다"는 허윤서 선수는 "결승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룬 것이 너무 좋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올 시즌부터 아티스틱 스위밍이 신 채점제로 바뀌면서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을 터. 허윤서 선수는 그럼에도 "많은 것이 바뀌어서, 어떤 순위가 나오더라도 예선 때부터 바뀐 부분을 다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승에 예선 4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진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했다"라고 웃었다.
허윤서 선수는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도 "세계선수권을 포함해 모든 시합에서 준비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9월 아시안게임에서도 오늘 경기를 바탕으로 준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특히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특히 허윤서 선수는 주변의 응원과 관심이 힘이 되었다며 웃었다. 허윤서는 "주변에서 응원 많이 한다고 연락도 엄청 많이 주셨다. 부모님도 남은 경기까지 잘 하라고 응원해주셨다"는 허윤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도 있다지만, 나는 응원받고 그런 것이 오히려 힘을 받아서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허윤서는 "어린 시절 <영재발굴단> 출연한 것과 관련해 후속으로 방송 유튜브에 출연했는데, 거기 댓글에 '그대로 잘 컸다'라는 이야기가 너무 기뻤다"면서, "'운동선수로서도 중요하지만, 나 자체로도 스스로 빛이 나는 존재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잘 해내고 있다는 이야기라고도 받아들였다"며 깊은 생각도 전했다.
허윤서 선수는 이제 메달 경쟁을 마무리하고 22일 점심 열리는 갈라쇼를 끝으로 귀국한다. 허윤서 선수에게 갈라쇼 구상을 간단히 물었다. 허윤서는 "이리영 선수와 함께 한복을 입고 태극기와 함께 한국 무용을 선보이려고 한다"며, "후반부에는 K-POP 음악도 함께 나오지 않을까"라며 귀띔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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