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꼽힌 40대…보유주식 띄워 5억 챙겼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뉴스1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이용해 주가를 올린 뒤 이를 팔아 5억원이 넘는 부당 이익을 챙긴 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가 20일 불구속기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채희만 부장검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42·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약 10년간 증권사 3곳의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며 직무상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작성한 '매수의견' 조사 분석서를 공표하기 전 분석대상 종목을 매수했다. 그는 자료를 공표한 이후 이를 매도하는 방법으로 22개 종목에서 총 5억2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해 2월 선행매매 범행에 사용할 목적으로 지인 명의의 한 시중은행 계좌와 체크카드를 빌린 혐의도 있다. 같은 해 4월에는 부인과 또 다른 지인에게 그들 명의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A씨는 범행 기간 증권사 3곳에서 근무하면서 담당 분야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A씨는 올해 초까지도 보고서를 쓰다가 금융당국 조사가 시작되자 지난 3월 퇴사했다.

검찰은 A씨를 재판에 넘기는 한편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6억원 상당의 금융자산에 대한 추징보전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높은 공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직업임에도 자신의 지위를 부당이득 획득의 도구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애초 검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11일 "혐의가 중하지만 도주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은 A씨의 부정거래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지난달 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