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와야돼요" 다급한 외침…그날 오송 차도, 119신고 쏟아졌다
지난 15일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당시 접수된 119신고 내역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진희 충북도의원을 통해 입수한 궁평2지하차도 관련 ‘충북소방본부 119신고 시간대별 조치사항’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관련 119신고는 오전 7시51분쯤부터 9시5분까지 총 15건으로 접수됐다.
첫 신고는 "미호강 제방이 터져 물이 넘친다"는 것이었다. 이후 "지하차도에 차량 3대가 갇혔고 4명이 있다(8시37분)", "오송 지하차도(38분)", 내용 판별이 어려운 다급한 여성의 목소리 등이 담긴 신고가 잇따랐다.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 제방이 무너져 강물이 쏟아지기 시작한 오전 8시40분쯤부터는 침수된 차도에서 갇힌 피해자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담긴 신고가 빗발쳤다. "지하차도가 다 잠겼다(40분)", "지하차도 버스 안으로 비가 들어온다(42분)", "물이 가득 차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 터널에 갇혔다(43분)"는 등 간절한 구조 요청이었다. 당시 차도를 지나던 747번 급행 시내버스에 탑승한 승객들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차량 시동이 꺼지고 난리 났다(44분)", "물이 차고 있다. 말이 잘 안 들린다(45분)", "(차 문을 두드리는 소리) 도와주세요(51분)"라는 피해자의 외침도 있었다. 마지막 신고 시점인 오전 9시 5분엔 "지하차도가 잠겨 보트가 와야 돼요"란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당일 오전 8시36∼38분까지 3건의 지하터널 침수 신고를 받은 뒤 총 8대의 차량을 보냈다. 다만 당시 물을 빼낼 수 있는 펌프 차량은 단 2대(소형)였고 이마저도 1대는 다른 지하차도로 출동한 상태였다. 7차례 신고에선 차량을 투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사고 초기 인명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물이 차도에 쏟아지기 시작하고 4~5번째 신고가 접수된 지 5분 뒤인 오전 8시45분쯤 소방 차량 54대가 추가 투입됐다.
소방은 관계 기관인 청주시엔 "제방 붕괴 우려" 통보 등 3차례 침수 우려를 알렸고, 경찰엔 4차례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참사는 지난 15일 미호천교 확장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 제방이 당일 오전 8시45분쯤 무너져 쏟아져 나온 미호강 강물로 인해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 등 14명이 숨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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