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부양책이 끝난다면 봄일까 겨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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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3.5%로 동결하자 다시 살아나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거시건전성 악화라는 딜레마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시장은 주택시장 반등과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한은의 입장을 물어본 셈이었다.
다만 일부 시장에서 국민경제를 위축시킬 부분이 나타난다면, 미시적인 대책들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정부와 한은의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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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3.5%로 동결하자 다시 살아나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거시건전성 악화라는 딜레마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시장은 주택시장 반등과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한은의 입장을 물어본 셈이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거시안전성 측면에서 가계부채 부담을 완화해야 하는데 정부와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시장에서 국민경제를 위축시킬 부분이 나타난다면, 미시적인 대책들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정부와 한은의 입장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까지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시장의 하락폭이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가격이 소득 대비 장기평균 12배인데 18배로 너무 높아서, ‘-40%’라는 하락폭을 수용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부의 입장과 정책이 달라진 것은 9월부터였다. 미분양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가팔라지면서 시장이 붕괴 수준의 속도로 내려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때에도 청약제도 개편을 통해서 자생적으로 시장을 살리려고 노력했고, 금리가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문제는 안심전환대출 등을 통해서 해결하라고 했다. 그러나 12월이 되자, 월간 하락폭이 역대 최대로 나타날 만큼 시장은 수직 하락했다. 이때 자산가격의 급락을 막기 위한 미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데, 이는 올 1월30일 시행된 44조원 규모의 ‘특례보금자리론’이었다. 종전 대출이 ‘구매’와 관련 없었던 반면, 특례론은 주택구입자금대출이라는 점에서 말 그대로 자산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특례론 등장 이후 시장은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세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5~6월을 거치면서 상당한 수준의 반등이 나타나게 되고, 일부 지역은 다시 과열되는 모습까지 보이게 된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주택시장 반등과 상승세가 구조적이고 장기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곤 한다. 현재의 자산시장은 정부가 미시적 프로그램으로 부양하고 있는 결과물이다. 작년 7월부터 올 1월까지의 7개월 동안 실거래지수 기준 서울·경기·인천은 약 20% 하락했고, 지방도 12%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특례론이 도입된 2월 이후 수도권은 평균 6%, 서울의 경우 7% 가까운 상승을 보였다. 지방은 0~2% 수준으로 미미했지만, 수도권 시장을 살리는 데는 성공했다.
다만 9월 이후 특례론의 예산 소진이 임박하면서, 다시금 미시적 대응을 하지 않는 시대로 돌아가게 된다. 이때 월간 6조원씩 빌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고 시장 가격이 상승할지, 아니면 다시 특례론 이전으로 돌아가서 수요가 위축되고 시장이 조정을 받을지는 미래의 일이긴 하지만, 후자의 가능성이 다소 높아 보인다.
이러한 미시 프로그램들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가격조정 기능을 상실하게 한다. 특히 정부가 자산가격 하락을 방어한다는 인식이 쌓이게 된다면, 시장은 정부를 믿고 더 위험한 플레이를 하게 되면서 거시경제 안전성을 해칠 요인이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시장에 위험은 없고 수익만 있다면, 그 시장은 시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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