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젠의 광범위 치료제, 바이러스 싸움 '게임체인저' 될것"
바이러스 종류 무관하게 작용
특성 따라 맞춤 제형 개발
"소수에 의해 감염돼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고 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광범위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김태현 노블젠 대표는 광범위 바이러스 치료제가 어떤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바이러스의 종류에 상관없이 직접 결합해 유전체를 분해하는 만큼, 그 범용성과 향후 활용도가 클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노블젠은 바이러스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광범위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김 대표가 성균관대 유전공학,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사를 마치고 2001년 법인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기업을 이끌어오고 있다.
노블젠이 개발하는 광범위 바이러스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종류나 변이 형태와 상관없이 다수의 바이러스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치료제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에게 주사제 형태로 주입하거나 흡입하도록 하면 감염된 세포에 항체 물질이 들어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핵산(RNA·DNA)을 직접 잘라버리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바이러스의 종류나 변이 형태와 무관하게 바이러스 게놈에 직접 부착하는 물질을 통해 바이러스 유전체를 사멸시키는 원리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광범위 바이러스제로서 확장성과 범용성을 넓힐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노블젠은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나 인플루엔자 A, 코로나19 등 호흡기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노블젠은 NVG308, NVG309, NVG310 등 인체 바이러스 치료제 물질 3개와 NVG201, NVG202를 비롯한 동물 바이러스 치료제 물질 등 5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NVG308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데, 전임상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현재 대량생산 공정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독성시험과 같은 전임상 단계를 거치고 있다"며 "앞으로 1년 내로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블젠이 이석찬 성균관대 교수로부터 이전받은 이 물질은 바이러스 RNA에 결합하는 특성을 이용해 광범위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광범위 바이러스 치료제의 제형 역시 각 바이러스의 특성에 최적인 형태로 개발할 수 있다. 폐와 비강, 상기도 등 호흡기를 통해 주로 감염되는 호흡기 바이러스는 흡입형으로,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 등 복부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복강 내 주사로 하는 등 각 바이러스 특성에 최적화된 방식이다. 이외에도 빠른 전신 투여를 위한 정맥주사(IV)나 경구형 등으로도 개발할 수 있다.
노블젠의 본사는 수원 팔달구에 있지만 주요 연구개발(R&D)과 시험을 진행하는 연구소는 광교에 있다. 연구시설이 광교에 자리 잡은 이유는 인근 경기바이오센터에 구비된 고가의 연구 장비를 활용하는 등 인프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연구비용 지원 등 일정 부분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에 경기대와 경희대, 성균관대, 아주대 등 바이오 분야에서 연구 역량이 좋은 대학도 많아 연구인력 수급도 용이하다. 김 대표 역시 광교신도시와 멀지 않은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노블젠을 창업했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팬데믹이 찾아올 것으로 예고되는 만큼 광범위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게 노블젠의 목표다. 김 대표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이후에도 사스, 메르스, 에볼라,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조류독감, 지카바이러스, 코로나19 등 전파율과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 이종 간 전염이 대유행하고 있다"며 "소수에 의해 감염돼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고 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에 있어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블젠이 개발하는 광범위 바이러스 치료제 물질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대표는 자신했다. 그는 "최근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특성을 가진데다 국가 간 이동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서 새 바이러스의 발병은 기정사실이라고 봐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광범위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는데, 노블젠의 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블젠은 바이러스 치료제와 같은 레드바이오 이외에도 그린바이오 분야에 진출해 있다. 그동안 확보한 바이오 기술을 일상에도 적용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아커만시아 부스터'와 대체식품, 종자산업,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 진입해 그릭요거트, 곡물 대체육 등 식품뿐 아니라 동물용 바이러스 치료제와 사료첨가제 등을 판매 중이다.
광교=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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