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있었다면 윤석열 정부에 뭐라고 했을까"

윤성효 2023. 7. 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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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재단, 창원에서 '평전으로 만나는 그리운 사람' 행사... "진보정치 집권 포기하지 말아야"

[윤성효 기자]

 노회찬재단은 19일 저녁 창원에서 "평전으로 만나는 그리운 사람"이란 행사를 열었다.
ⓒ 윤성효
 
고(故) 노회찬(1956~2018년) 의원이라면 지금 윤석열 정부에 대해 무슨 말을 했을까. 고인이 마지막으로 정치를 했던 경남 창원에서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모여 5주기를 추모했다. 노회찬재단이 19일 저녁 창원에 있는 한 카페에서 '평전으로 만나는 그리운 사람'이라는 행사를 열었다. 

재단은 지난 6월 말부터 한 달 동안 '같이 삽시다. 그리고 같이 잘 삽시다'라는 추모행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창원에서 <노회찬 평전>을 쓴 이광호 작가를 초청했다.

이 자리에는 허성무 전 창원특례시장, 고승하 전 민예총 이사장, 장상황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허연도 전 마창노련 의장,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안석태 금속노조 경남지부장, 김정호 노동사회교육원 소장 등이 함께 했다. 또 노회찬 의원의 친구인 한헌석, 이용범, 김창호씨가 참석했다.

장애인·비장애인으로 이뤄진 남쪽바다합창단이 '홀로아리랑'을 부르고, 최여연씨가 헌시 낭송을 했다. 조승완 바리톤이 '우정의 노래'를 불렀다.

이광호 작가 "노회찬과 친하지 않아 오히려 평전 쓰게 돼"
 
 노회찬재단은 19일 저녁 창원에서 "평전으로 만나는 그리운 사람"이란 행사를 열었다.
ⓒ 윤성효
 
이광호 작가와 이야기를 나눈 김형탁 노회찬재단 사무총장은 "한 사람의 평전을 쓰는 게 만만하지 않다.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쓴 것으로 안다"면서 "이광호 작가는 처음에는 평전 제안을 거절했던 것으로 안다"고 운을 뗐다.

이광호 작가는 "맞다. 그런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후회하지 말고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 노회찬이라는 인물이 도대체 누구인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과 1990년대 진보정치운동을 할 때 인연이 있다. 고인의 회고에 의하면 당시 소수파였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진보정치운동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비롯한 대중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면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옛 민주노동당이 만들어지고 나서 기관지 '진보장치'가 만들어질 때 만나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 작가와 고인은 진보정치운동의 역사적 경험을 공유해 왔지만 같이 활동하는 관계는 아니었다. 그래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평전을 쓸 수 있는 작가로 선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작가는 "노 의원과 친하지 않았다. 그래서 해보라고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작가가 평전을 쓰기 위해 만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222명에 이른다. 그는 이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 고인과 의형제를 맺었던 김종해씨를 거론했다.

"이전에 노회찬 의원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날이 1983년 2월, 직업학교를 졸업하던 날이라고 했다. 하루 전날 고려대 졸업식에도 가지 않았다고 했다. 직업학교에서 만난 동료들은 용접공 등이었다. 동료들과 자격증을 들고 영등포시장에 가서 술을 먹었던 날이 가장 행복했다고 한 것이다.

그 동료 가운데 한 사람이 김종해씨다. (고인과)의형제를 맺었는데, '자기만큼 회찬형을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했다. 그래서 '자기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광호 작가가 펴낸 평전은 200자 원고지 2200매 분량이다. 처음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3600매 정도를 썼다. 이 작가는 "흔히 단행본 분량이 1000매 정도인데, 단행본 한 권의 원고를 없앴다"고 말했다.

"어떤 독자가 가장 마음에 쓰일 것 같느냐"는 물음에, 이 작가는 "개인적으로 책을 쓰면서 고인의 부인 김지선 여사가 어떻게 읽을까 싶었다. 어느 날 (김 여사가) 전화해서 '사흘 만에 읽었는데 괴롭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노회찬은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 꿈꾸는 시민의 소유물"
 
 <노회찬 평전>을 쓴 이광호 작가.
ⓒ 윤성효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행사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평전이 나오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게 노 의원께서 어쩌다가 고등학교 때 운동권이 되었을까였다. 평전 초반에 보니 '반항아 노회찬'이 그려져 있었다"며 "아직 평전을 다 읽지 못했는데, 다 읽으면 마지막에 눈물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노회찬 의원은 정의당의 소유물이 절대 아니다. 고인께서 살아생전 못 다한 꿈, 못 다한 뜻을 이루는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진보운동가의 숙명 같은 책임이며, 전 국민의 염원"이라며 "그래서 노회찬은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민의 소유물이다"라고 덧붙였다.

여 위원장은 "지금 세상이 너무 퇴행하고 있다. 노회찬 의원이 계셨다면 '윤석열 퇴치법', '윤석열 방지법' 만들어서 노동과 민주주의 퇴행, 정치 퇴행, 한반도 평화 퇴행,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싸웠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러나 그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함께 하는 힘으로 슬기롭고, 지혜롭게 맞서 나가야 한다. 노회찬 의원을 생각하면서,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진보정치 집권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고, 대중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진보의 지평을 더욱 넓혀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노회찬재단은 19일 저녁 창원에서 "평전으로 만나는 그리운 사람"이란 행사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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