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원…軍 "유족께 깊은 사과"

해병대 "순직대원의 명복을…사고경위 조사 중"
구명조끼도 없이 수색 투입…급류 휩쓸려 실종

해병대사령부가 경북 예천군 내성천 수해 현장에 실종자 수색을 위해 투입됐던 해병대 장병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당시 해병대 측은 구명조끼도 없이 수색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해병대는 20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밝힌 입장을 통해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병대원과 소방이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일대에서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 장병을 찾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재 해병대 수사단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며, 순직한 대원에 대해서는 최고의 예우를 갖춰 후속 조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해병대 안전단은 호우피해 복구작전에 투입된 부대의 안전 분야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보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8일 예천 지역 수해 현장에 투입됐던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스무 살 A 일병은 전날 오전 9시10분께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당시 함께 물에 빠진 동료 해병 2명은 수영해서 탈출했지만, A 일병은 '살려 달라'고 구조를 요청하면서 그대로 물살에 떠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 일병은 실종 14시간 만인 전날 오후 11시8분께 경북 예천군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발견됐다. 곧바로 해군포항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의료진에 의해 최종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군 당국은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은 채로 대원들을 수색 작업에 투입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해병대원 사망 소식과 관련해 군 당국에 철저한 안전을 당부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A 일병의 실종-사망 소식을 모두 실시간으로 보고받았으며, 군 당국에 "실종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색 과정에서 안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