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져 관리 주문…"침체 장기화 땐 부실 우려"

이정윤 2023. 7. 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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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 10곳의 최고리스크책임자(CRO)·투자은행(IB) 담당 임원 등과 부동산 익스포져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금감원은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져 관련 리스크는 현재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향후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 부실 우려가 있다"라며 "증권사의 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이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PF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연체율이 지속될 경우 업계 전반에 대한 평판 약화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서다.

이에 금감원은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자산건전성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조속히 상각하고 사업성 저하로 부실이 우려되는 PF 대출에 대해서도 외부 매각, 재구조화 등을 통해 신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PF 채무보증의 장기대출 전환도 각 증권사의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 확보도 강조했다. 대출만기 연장, 인허가 지연 등으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브릿지론(본 PF 전 단계)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부도율(PD)을 적용할 경우 부동산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등 충당금 산정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는 건당 금액이 크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이 많기 때문에 건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시적으로 자체 점검을 하여 투자 대상 자산의 손실징후 발생 시 재무제표에 적시에 반영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 외에도 금감원은 해외 대체투자 등에 대한 투자자 피해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능동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부실 발생 시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담보, 보증, 보험 등 투자자 권리 구제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리테일 채널을 통해 상품화하는 경우 엄격한 심사 절차를 적용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판매과정에서 각종 투자위험이 빠짐없이 설명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거액 투자 건을 다수의 개인투자자에게 나누어 판매하는 과정에서 공모 규제 위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내부통제 절차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러한 금감원의 요청에 대해 증권업계는 "부동산 익스포져 리스크에 대한 문제 인식과 대응 방안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고 당부사항을 포함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조치를 통해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문 부원장보는 "만기연장 등 특이 동향에 대해서 일일 모니터링하는 한편, 충당금 설정, 부동산 익스포져 평가의 적정성 등을 수시로 점검하겠다"라며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 방안을 제출하도록 해 점검하고 최고경영자(CEO) 개별 면담을 실시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 익스포져 관련 순자본비율(NCR)과 유동성 규제체계 개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증권업계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를 유도해 나가겠다"라며 "지난해 하반기에 발생한 단기금융시장의 급속한 경색과 이에 따른 증권사 유동성리스크 확대는 우리 경제·금융시스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 바 있어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향후 업계와 수시로 자본시장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적극 협력하면서 대응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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