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중국해에 가장 긴 고수온 현상 왜 생겼을까?

KIOST, 원격상관 유도 원인 밝혀
주범으로 ‘파키스탄 폭우’ 지목해

국내 연구기관이 동중국해에서 벌어진 역대 최장 고수온 현상의 원인을 밝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 강도형)은 2022년 제주도 남서부 일부 해역을 포함한 동중국해에서 62일간 진행된 최장기간 고수온 현상을 발견하고, 그 원인으로 지구순환 원격상관을 강하게 발달시킨 ‘파키스탄 폭우 사태’를 지목했다.

원격상관이란 기후 시스템 내부 과정으로 생성되는 북반구 중위도 대기 파동 패턴의 하나로, 여름철 파키스탄과 인도 북서쪽 대류 활동이 발달하면 동아시아 지역의 고기압 순환을 유도하는 식이다.

KIOST 해양력강화연구본부 정진용 박사 연구팀은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관할해역 첨단 해양과학기지 구축 및 융합연구’를 수행했다. 홍콩시립대학교 추정은 교수 연구팀과 함께 2022년 동중국해 고수온 현상 발생의 원인을 단계별로 규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고수온 발생의 초기에는 양쯔강으로부터 유입된 저염분수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고수온 발달 중기 이후부터는 지구순환 원격상관 패턴과 관계된 고기압대에서 형성되는 대기의 흐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2022년 동중국해 고수온 현상 발생, 유지, 소멸 과정 요약도.

연구팀은 2022년에 발생한 파키스탄 폭우가 대기 흐름에 영향을 미쳐 한반도에 고기압이 발달하는 환경을 만들고 ‘바다의 폭염’이라고 불리는 해양 열파가 동중국해에 최장기간 발생한 사실을 발견해 그 연구 결과를 논문에 게재했다.

지난해 7~8월 동중국해의 평균 수온은 28.4℃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해 6월 양자강 저염분수 방류량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양자강에서 유출되는 고온, 저염의 담수는 동중국해의 수온 상승을 가속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결과는 KIOST가 준공해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운영 중인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서 해양-대기 동시 관측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다.

2022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서 관측한 수온(위), 염분(아래) 관측 자료.

파키스탄 폭우처럼 기후변화로 야기된 자연 재난·재해 현상이 지구순환의 원격상관에 의해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양·기상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KIOST는 올해 엘니뇨로 인해 동중국해에 큰 환경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서 모니터링을 철저히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강도형 원장은 “국민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 주변 해역의 고수온 관련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며, “KIOST는 기후변화로 악화하는 해양 재난·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이를 조기에 예보·경보하는 ‘한국형 연안 재해 대응체계(K-Ocean Watch)’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