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투자내역 제출하라”…美의회, 中투자 벤처기업 조사

전웅빈 2023. 7.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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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하원이 중국 첨단 분야 기술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미국 벤처 투자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 첨단 기술 분야 관련 대중 투자 제한을 입법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중국 특위)는 이번 주 GGV 캐피털, GSR 벤처스, 월든 인터내셔널, 퀄컴벤처스 등 미국 벤처캐피털 업체들에 “중국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위는 이들 업체가 투자한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인권침해에 연루됐다고 지적해 왔다.

특위는 벤처캐피털 업체들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 기업의 투자는 인권유린, 중국의 군사 현대화, 미국 기술리더십을 대체하려는 노력에 직접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조지타운대 기술정책그룹인 유망기술안보연구소(CSET) 조사에 따르면 GGV캐피털과 퀄컴벤처스는 2015~2021년 각각 중국 AI 기업 43곳, 13곳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미국 기술 수출 금지 대상에 오른 곳이다.

특위는 서한에서 GGV와 퀄컴벤처스가 메그비(Megvii), 센스타임(SenseTime) 등 안면인식 AI 회사에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업들은 신장 위구르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 탄압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수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월든 인터내셔널은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SMIC에 투자했는데, SMIC 역시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관계 문제로 2020년 말부터 무역 제재 대상이 됐다.

특위는 이들 벤처 업체들에 ‘투자한 중국 기업에 대한 세부 정보’ ‘이들 기업에 제공한 경영 자문 내역’ ‘투자 대상 기업에서의 중국공산당 역할’ 등 정보를 오는 26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마이크 갤러거 특위 위원장은 “의회가 중국에 대한 문제가 있는 투자를 제한하는 강력한 법안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기록을 수집하는 것이 이번 조사의 목표”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데에 자금을 지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도 “미국의 자본과 전문 지식이 국가 안보나 미국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중국 기술 발전을 위해 사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WSJ는 “올해 활동을 시작한 특위는 중국의 초강대국 야망을 지원하는 미국 기업의 역할을 점점 더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워싱턴이 해당 거래(대중 투자)를 면밀히 조사하고 잠재적으로 금지하려는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 갤러거 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투자 부문과 중국 공산당 관계에 대해 실시할 일련의 조사 중 첫 번째”라며 “다음 조사 대상은 세쿼이아 캐피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쿼이아 캐피털은 틱톡의 소유주인 바이트댄스에 투자한 대형 투자 회사다. 세쿼이아 측은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회 내 비판이 커지자 내년 3월까지 회사를 미국과 인도, 중국 3개의 독립 법인으로 분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상원도 미국 투자자가 중국 등 적대국에 있는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가핵심능력방어법’을 논의 중이다. 해당 법안은 중요 산업 및 공급망을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적대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막는 범정부적 감독기구를 설립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법안은 미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 국방부가 참여한 위원회를 만들고, 해당 위원회가 적대국 아웃바운드 투자 심사를 감독하도록 했다. 특히 법안은 위원회가 제한된 상황에서 해외 투자를 완화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도 부여했다.

이와 별도로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 반도체 산업 등에 대한 미 기업의 아웃바운드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이르면 8월 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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