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실종된 스무살 해병대원, 태극기 싸여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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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해병대원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14시간 만에 발견된 그는 전우들의 경례를 받으며 하늘로 향했다.
예천스타디움으로 옮겨진 그는 이날 0시45분쯤 태극기에 몸이 덮인 채 전우들의 경례를 받으며 해병대 헬기에 실려 해군포항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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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하류서 인양…해군포항병원으로 이송
유족 “구명조끼만 입었어도 살았을텐데” 오열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해병대원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14시간 만에 발견된 그는 전우들의 경례를 받으며 하늘로 향했다.
19일 경북도소방본부와 해병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8분쯤 경북 예천군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일병(20)을 야간 수색 중이던 당국이 발견해 인양했다.
소방 당국은 “특수구조단과 드론팀이 야간 수색을 하던 중 A일병을 확인하고 인양했다”며 “사망 여부는 병원에서 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A일병의 시신은 해병대 군복을 입고 물 밑에 엎드린 상태였다고 한다.
예천스타디움으로 옮겨진 그는 이날 0시45분쯤 태극기에 몸이 덮인 채 전우들의 경례를 받으며 해병대 헬기에 실려 해군포항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날 예천 수해 현장에 투입된 A일병은 호우·산사태 실종자 수색을 위해 전우들과 내성천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다. 사고 지점은 전날까지 내린 폭우로 많은 양의 흙탕물이 빠르게 흐르던 곳이다.
사고 당시 A일병을 비롯해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장화를 신고 일렬로 내성천에 들어갔다.
A일병과 함께 물에 빠졌던 두 명은 헤엄쳐 빠져나왔지만, A일병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떠내려가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수색 현장 인근 숙소에 있던 A일병 가족들도 소식을 접하고 119구급차와 승용차에 나눠 타고 해군포항병원으로 떠났다. 가족들은 “중대장님 구명조끼만 입혔어도 살았을 텐데”, “아이고, 아이고”라며 통곡했다.
야간 수색이 이뤄질 당시 실종된 A일병의 부모가 대기 중인 숙소에는 가족들이 모여들었고 울음바다가 됐다. A일병은 그의 부모가 결혼 10년 차에 어렵게 얻은 외아들이었다고 한다.
A일병 부친은 그의 실종 직후 중대장에게 “물살이 셌는데 구명조끼는 입혔냐,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냐”며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요. 왜 구명조끼를, 물살이 얼마나 센데.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명조끼도 안 입히는 군대가 어딨느냐. 기본도 안 지키니까”라며 “어제저녁에 (아들과) 딱 2분 통화했다. 물 조심하라고. 아이고 나 못 살겄네”라고 절규했다.
모친은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이런 일이 있어서 그렇게 해병대에 가고 싶어 해가지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갔는데. 어딨어요. 내 아들”이라며 “외동아들이에요 외동, 혼자 있어요. (이제) 어떻게 살아”라고 오열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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