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홈쇼핑·리바트…턴어라운드 주도” [CEO 라운지]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재계 관심이 뜨겁다. 오너 형제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형제 경영’ 체제가 공고해진 덕분에 정 회장뿐 아니라 현대백화점그룹 비유통 계열사를 이끄는 정교선 부회장(49)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형제 경영 강화 포석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현대지에프(GF)홀딩스는 지난 7월 6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공개 매수하고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두 회사 주식 보유 비율을 늘려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절차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는 주식을 매수하는 대가로 현금이 아닌 자사 신주를 교환 비율에 따라 발행하는 조치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단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현대백화점 주식 466만9556주(지분 20%), 현대그린푸드 주식 1012만5700주(지분 29.9%)를 공개 매수할 예정이다. 가격은 현대백화점 주식 1주당 5만463원, 현대그린푸드 주식 1주당 1만2620원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각각 10.1%, 12.1% 보유 중이다. 공개 매수가 마무리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 지분 32%, 현대그린푸드 지분 40%를 각각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현대백화점 지분 17.1%를 보유한 정지선 회장, 현대그린푸드 지분 23.8%를 가진 정교선 부회장도 공개 매수에 참여해 현대지에프홀딩스 신주를 받는다. 정확한 지분율은 소액주주 참여율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 공개 매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를 통해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현대홈쇼핑 등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 대주주로서 입지를 다져 ‘형제 경영’이 본궤도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 구축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열 분리 가능성이 불식되고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단일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현대백화점그룹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완성한 후 2030년까지 매출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0조원대로 키운다는 ‘비전 2030’ 달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주사를 통해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 투자 활성화, 경영 효율화를 달성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정교선 부회장 역할 관심
계열사 실적 부진 탈출 안간힘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분리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의 형제 경영도 한층 돈독해질 전망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형제간 사업 분야 구분 없이 백화점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를 공동 경영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지만 재계에서는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 사업, 정교선 부회장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그린푸드 등 비유통 사업에 전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경복고,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현대백화점 부장으로 입사했다. 2005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이사를 맡는 등 현대백화점 요직을 맡으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2008년 말 현대홈쇼핑 사장, 2011년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에 선임됐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린푸드는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 건강식 사업 등 식품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실적은 괜찮다. 1분기 매출은 5337억원, 영업이익 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7%, 78.7% 늘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으로 단체급식을 비롯해 식자재, 외식 사업이 살아나면서 영업이익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에 거는 기대도 크다. TV 시청자가 감소하고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홈쇼핑업계가 위기에 빠졌지만 현대홈쇼핑은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현대홈쇼핑은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업계 최초로 ‘딜 커머스’를 선보였다.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가격 네고’ 예능 콘텐츠와 결합한 형태다. 현대홈쇼핑 자체 유튜브 채널 ‘훅티비’에서 예능 프로그램 ‘앞광고 제작소’를 통해 특정 제품과 브랜드 할인율을 협상하고, 여기서 결정된 판매가로 현대H몰 등에서 판매를 진행한다.
딜 커머스는 벌써부터 성과를 내는 중이다. 지난 4월 첫 방송에서 최대 61% 할인된 가격이 책정된 단백질 음료 ‘셀렉스’의 경우, 현대H몰 기획전 유입량이 일반 기획전 대비 18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쇼라’를 통해 2030세대 고객몰이에도 나섰다. 올 1분기 쇼라 구매자 중 2회 이상 구매한 2030 고객 비중이 지난해 12월보다 43% 늘어날 정도로 분위기가 괜찮다. 다만 지난해 현대홈쇼핑 영업이익이 1114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20% 감소한 만큼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야심 차게 인수한 현대리바트, 현대에버다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2년 인수한 리빙, 인테리어 계열사 현대리바트는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중이다. 주택 경기 침체에 물류비,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으로 지난해 185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현대리바트는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인테리어 사업 확대에 나선다. 최근 모듈러하우스 스타트업 ‘스페이스웨이비’와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아파트 빌트인, 리모델링 중심의 인테리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모듈러하우스로 넓혀 신성장동력을 키울 계획이다. 스페이스웨이비는 모듈러 건축 시스템을 기반으로 독립형, 이동형, 카페형 주택 등을 제조하는 건축 스타트업이다. 이번 투자 계약을 통해 현대리바트는 리모델링 브랜드 ‘집테리어’를 활용, 모듈러하우스에 최적화된 주방 가구, 창호, 벽지 등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을 향해간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크라이나 재건주인 현대에버다임도 주목받는 계열사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15년 인수한 현대에버다임은 콘크리트 펌프트럭과 소방차, 타워크레인 등 산업기계, 특장차를 생산하는 회사로 전 세계 90여개국에 관련 제품을 수출한다. 지난해 매출 3744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단일 지주사 체제로 바뀌는 현대백화점그룹에서 정교선 부회장이 계열사 실적 턴어라운드 등 제 역할을 해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8호 (2023.07.19~2023.07.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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