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극한호우, 그리스는 산불과 사투 "모든 것이 사라졌다"
한국에서 기록적인 비가 쏟아진 지난주 여름철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그리스는 산불과의 사투를 벌였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수도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데르베노초리아 지역에서 시작된 산불은 고온과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불길이 아테네 서쪽의 만드라 지역까지 번져 주민들이 강제 대피하는가 하면 가옥 수십 채가 불 탔다. 주민 안드레아스 테오도시아디스는 로이터에 “모든 노력을 다해 이 집을 지었는데 이제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리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사나운 불길에도 수녀원에 남으려 하는 수녀들과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담겼다.
두 번째 산불이 시작된 아테네 서쪽 해변 휴양지 루트라키에서도 사흘째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대원들은 밤새워 진화 작업을 이어갔고, 불길이 해안에 설치된 정제소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두 건의 산불이 잡히지 않은 가운데 그리스 동남부 로도스섬에서도 전날 세 번째 산불이 발생했다. 주택 수십 채가 전소됐고 수백명의 주민들이 거대한 불길을 피해 대피했다.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유럽연합(EU) 동맹국들도 진화 작업에 동참했다. 그리스 당국은 이날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지원한 소방항공기 4대가 진화 작업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생명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손실에 대한 보상은 이뤄질 것”이라며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당초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와 EU간 비즈니스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이었으나 지난 18일 조기 귀국했다.
한편 그리스는 2018년에도 아테네 동부 휴양도시 마티를 휩쓴 최악의 산불로 120여명이 숨지는 등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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