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외국정상 최초 美핵잠 승함…"北 도발하면 정권 종말"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부산에 기항 중인 미군 전략핵 잠수함인 켄터키함(SSBN-737)을 둘러보고 “미국의 가장 중요한 핵 전략자산을 직접 눈으로 보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해군작전사령부(해작사) 기지에 입항한 켄터키함 내부의 지휘통제실과 미사일통제실, 미사일 저장고 등을 순시한 후 이렇게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함선 내부에서 미군 측으로부터 30여분 동안 성능에 대한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 중 하나인 미국의 SSBN 켄터키함에 방문하게 되어 뜻깊고 정말 든든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북핵 위협에 대한 한·미 연합대응능력을 강조하면서 “이번 켄터키함의 전개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핵 잠수함의 한국 기항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함(SSBN-601)의 한국 방문 이후 42년 만이다. 특히 미 해군 최강 전력으로 꼽히는 켄터키함은 핵 공격이 가능한 핵 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이다. 선체 길이 170m, 폭 12m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SSBN으로 분류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사거리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트라이던트-Ⅱ D5’ 20여기를 적재할 수 있다. 트라이던트-Ⅱ 탄도유도탄 사정거리는 약 1만2000km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승함 전 격려사에서 “우방국 대통령으로서는 제가 처음으로 SSBN을 방문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 결과에 대해 “한·미는 핵 자산과 비핵자산을 결합한 핵 작전의 공동기획과 실행을 논의하고 한반도 주변에 미국 전략자산 배치의 가시성을 제고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핵 도발을 꿈꿀 수 없게 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NCG, SSBN과 같은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이고 결연히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주한미군과 한국군, 멀리에서 오신 켄터키함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은 켄터키함에 대해 “미국의 핵 전력 3각 체계 중 아주 중요한 전략적 플랫폼”이라며 “가장 생존성 높은 3각 체계 자산 중 하나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력의 중요 구성 요소”라고 소개했다.
켄터키함은 전날 NCG 첫 회의에 맞춰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는데, 바로 다음 날 윤 대통령 시찰이 이어진 것이다. 이날 공개된 켄터키함의 선체 위에는 성조기가 펄럭였고, 선체 양 옆으로는 핵 미사일 발사구 입구가 좌우로 12개씩 총 24개가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4월 26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워싱턴선언’을 행동으로 입증한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해군작전사령부 본부도 방문했다. 방명록에는 ‘막강 대한민국 해군 글로벌 안보 협력의 초석’이라고 적었다. 그런 뒤 한·미 장병이 함께 근무하는 연합작전협조과를 찾아 “한·미 연합군의 구호는 ‘We go together’인데 이곳 해군작전사령부의 구호는 ‘We sail together’”라며 장병들과 부대 구호를 외쳤다.
이어 지휘통제소에서 군 작전대비태세를 보고받은 윤 대통령은 “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진정한 평화는 한미동맹의 압도적이고 강력한 힘으로 보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을 언급하면서 “전쟁의 참상을 직접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강력한 국방력만이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장에서 장병의 정신 무장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임을 확인했다”며 “한·미 장병 모두가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당장 싸울 수 있는 정신 무장과 태세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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