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매일 10L 물 마시던 英남성, 당뇨 아닌 '이 암' 이었다

현예슬 2023. 7. 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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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진단을 받은 조나단 플러머. 사진 영국 뇌종양 연구 단체


갈증으로 매일 10리터(L)의 물을 마셔 당뇨병을 의심했던 영국 남성이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영국 남부 콘월 팰머스에 사는 조나단 플러머(41)는 과거 2년 동안 갈증이 심해 매일 10리터에 달하는 물을 마셨다.

그는 갈증 증상으로 다니던 직장을 며칠씩 결근하기도 했다며 "끔찍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러한 갈증을 당뇨병 초기 증상으로 여기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결과를 받았다.

이후 간단한 시력 검사를 받던 플러머는 뇌에서 작은 종양을 발견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뇌하수체에서 종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뇌하수체는 두개골 기저부에 있는 안장이라는 곳에 위치한다. 우리 몸의 호르몬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뇌하수체 종양은 이곳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크기에 따라 최대 직경이 10㎜ 이하인 미세선종과 10㎜ 이상인 대선종으로 나뉜다.

2022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에서는 24만7952건의 암이 새로 발생했다. 그 중 뇌하수체 종양은 23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01%를 차지했다. 발생 건수는 남자가 12건, 여자가 11건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21.7%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7.4%, 80대 이상 13.0%의 순이었다.

증상은 기능성 뇌하수체 종양과 비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으로 나눌 수 있다. 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은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비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의 경우, 종양이 점차 자라면서 시신경을 압박해 시야결손이나 시력저하 증상을 보인다. 그 외 뇌하수체 기능 저하 증상, 일부 뇌신경의 마비증상, 수두증, 요붕증, 성선기능 저하증, 갑상선기능 저하증,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플러머가 뇌하수체 종양을 앓게 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의료진은 뇌하수체 종양으로 인해 갈증을 조절하는 뇌 부분이 손상돼 물을 많이 마시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플러머는 30번의 방사선 치료와 스테로이드 요법을 통해 종양을 제거했다.

그는 현재 스테로이드 요법으로 몸무게가 늘어 달리기와 수영을 통해 체중 조절을 하고 있으며, 뇌종양 연구 자선 단체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일을 돕고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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