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물폭탄에 잠긴 농경지…“올해 농사 다 물 건너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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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합니다."
19일 오후 충남 공주 양계농장에서 만난 농장주의 형 A씨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농장주인 동생이 수혜 현장을 복구하던 중 몸이 좋지 않자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했다.
농장주인 B씨는 폐허가 된 농장 앞에서 맑은 하늘을 연신 원망스럽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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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농사는 끝”…어디서부터 복구할지 ‘막막’
침수 농가 곳곳 악취 진동…“적절한 보상 필요”
‘특별재난지역’…정부, 긴급 복구 요소 우선 지원
“올해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합니다.”
19일 오후 충남 공주 양계농장에서 만난 농장주의 형 A씨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3일부터 계속된 극한 호우로 물에 잠긴 사육장은 참담했다. A씨는 농장주인 동생이 수혜 현장을 복구하던 중 몸이 좋지 않자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했다.
당장 일주일 뒤에 출하 예정이었던 병아리 12만 수는 쏟아져 내린 비로 불과 1~2시간 만에 유명을 달리했다. 사육장 입구에 들어서자, 당시 극한 호우로 인해 빠져나가지 못했던 병아리 사체와 부유물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성인 남성 키보다 더 높게 물이 차올랐던 현장은 배전 설비가 모두 작동되지 않아 복구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농장 관계자는 멀리서 당시 모습을 회상하며 복구보다 추가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농어촌공사와 공주시청에 따르면 해당 농가 사육 시설, 배전 설비 등 피해규모 산출 결과 8억4500만원(잠정)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510mm 내린 공주는 공공시설 138건과 사유 시설 148건의 파손, 농경지 침수 825㏊, 농경지 유실 20.3㏊, 가축 14만8천마리가 폐사했다. 호우 피해 건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충남 청양 한 수박, 멜론 재배 농가 시설하우스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닐하우스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휘어져 있었다. 비닐하우스라는 이름이 무성하게 비닐은 주변 곳곳 물웅덩이에 떠다니고 있었다.
농장 인근 축사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송아지는 그대로 생을 마감했다. 진입로 주변엔 썩어가는 수박과 멜론 등으로 생긴 악취가 진동했다.
농장주인 B씨는 폐허가 된 농장 앞에서 맑은 하늘을 연신 원망스럽게 쳐다봤다. B씨는 “저 멀리 보이는 둑이 (당시 내린) 비로 무너지면서 한순간에 하우스가 잠겨 버렸다”며 “지금부터 다시 준비해도 전혀 수확되는 게 없어 생계 고민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농민들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것에 대해 마냥 좋지만은 않은 분위기였다. 한 농민은 “일시적으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지만, 농약대와 대파대 등은 일부만 지원받을 수 있다”며 “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이자 탕감 등의 지원 말고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이날 현장을 찾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조속한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재난·재해대책비, 예비비 등 정부 가용재원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피해규모 산정, 재난복구계획 수립 등 절차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배수시설 보강, 농어촌 주택복구 등 긴급한 복구 소요는 우선 지원하겠다”며 “국고를 신속히 투입해 주택, 시설물, 농작물, 가축피해 등에 대한 정부지원금을 확대 지급하는 한편, 전기·통신·도시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 감면 등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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