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투병 이봉주, 체육부대 강연 "평발·짝발… 고통이 성장 원천"
3년째 근육긴장이상증으로 투병 중인 마라톤 영웅 이봉주 대한육상연맹 전 이사가 19일 국군체육부대 장병들을 찾아 초빙 강연을 했다.
병마와 싸우고 있지만 이봉주는 제19회 아시안게임을 66일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는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 꿈과 비전을 달성하는 자신만의 비결을 전수했다.
이봉주는 '약점과 고통은 성장의 원천이다'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마라톤에 불리한 짝발과 평발 등 많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에 낙담하지 않았고, 이런 약점들이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인생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지만 그 길을 지날 때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롤모델, 라이벌, 스승과 함께 고비와 위기를 이겨내라"고 조언했다.
그는 '규칙의 힘을 믿어라' '인생의 페이스메이커를 곁에 둬라' '데드 포인트를 넘어서는 법을 터득하라' 등 3가지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 등의 기록을 남기고 은퇴했으며, 2009년 체육훈장 중 최고등급인 청룡장을 수상했다.
근육긴장이상증은 근육 수축과 긴장 정도를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근육이 과도하게 강직돼 몸이 뒤틀리고 돌아가는 질환이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신체 일부가 꼬이거나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등 비정상적인 운동과 자세가 나타난다.
목과 등이 앞으로 굽어 고개를 들기도 힘들던 이봉주는 6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를 계속해오고 있다. 이봉주는 불편한 몸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강연과 봉사활동도 빠지지 않고 있다.
이봉주는 "이렇게 아프니까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루 아침에 달리는 걸 못하게 됐다. 건강이 회복되면 1시간이라도 달려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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