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병리 활성화 될까... 정책간담회 열려
간 전이 결절이 유방암으로 비롯된 것인지, 위암으로 비롯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30년, 10년 전에 암 치료 목적으로 방문했던 모든 의료기관을 찾아가 검사 병리 슬라이드를 받아야만 했다. 모든 자료가 디지털화돼 있다면, 동의서만 작성해 온라인을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이다.
대한병리학회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디지털병리, 대한민국 암관리에 앞장섭니다'를 주제로 국내 디지털병리 활성화 정책간담회를 19일 개최했다.
이번 정책간담회에서는 A씨와 같은 사례를 줄이기 위해 학계와 산업계가 모여 국내 디지털병리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병리학은 환자를 진단하고 예후와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과목으로, 병리과 의사는 검사 결과를 현미경 등으로 살펴보고 판단한다. 디지털병리란 병리학적 결과물을 디지털 스캐너를 이용해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해 저장하고, 그 이미지를 진단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병리가 실현되면 의료환경을 효율적으로 개선해 의료 질을 향상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 혁신으로 환자 맞춤 치료 실현의 초석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유철욱 회장은 "국내 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암 치료의 출발점이 되는 병리진단은 선진국에 비해 디지털화 속도가 미진하고 여전히 미흡한 영역으로 남아있다"며 "간담회로 디지털병리가 환자 치료에 적극 활용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정부, 병의료계, 산업계 등 여러 이해당사자 모두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분 교수는 디지털 병리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경분 교수는 "면역조직화학 검사를 통한 단백질 검사, 유전자 검사가 암 진단과 정밀 의료에 필수 검사법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병리는 꼭 필요하다"라며 "디지털 병리는 장소와 시간에 제약 없이 접근 가능해 검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보관도 용이해 유리 슬라이드를 대치할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기관 간 환자 이동이 자유로워 디지털병리로 자료 공유화까지 된다면 환자의 의료 기관 이용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분 교수는 "여러 기관이 함께 도입해 정보 공유 플랫폼이 갖춰진다면 환자 개인의 의료 정보 가치를 높여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의 치료와 관리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찬권 교수는 디지털병리의 국내 현 상황과 한계점을 설명했다. 정찬권 교수는 "디지털병리 시스템 구축과 도입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디지털병리 도입을 위해 장비 설치, 병리검사실과의 원활한 전산시스템 연동, 병원 간의 의료 데이터 활용을 위한 클라우드 구축 등이 필요하지만 국내에서는 적절한 보상 체계가 없어 디지털병리 시스템 도입이 어렵고 도입한 병원도 유지와 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2019년 디지털병리 진단 시스템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만 디지털병리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정찬권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의 의료 보험수가 체계 개선과 데이터 저장·공유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루닛 팽경현 이사는 디지털 병리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인공지능을 꼽았다. 팽경현 이사는 "디지털 병리를 임상 도입이라는 장벽을 허물려면 추가적인 가치 창출이 필요한데, 인공지능 기술이 여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여러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을 때 병리학자 간 판독 불일치율을 감소시키고, 효율성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병리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해석해 새로운 진단 바이오마커를 발견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팽경현 이사는 "바이오마커 기반 맞춤형 치료로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책간담회 좌장을 맡은 대한병리학회 한혜승 이사장은 "디지털병리는 작업 효율성을 개선하고 업무 소요 시간을 단축시킬 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알고리즘 기반 이미지 분석, 전문가 집단 정보공유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며 "디지털병리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가고 있지만 고가의 초기비용과 수가 등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이 남아있는데, 이번 간담회를 첫걸음으로 환자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위한 보험수가 제정 등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패널 토론에서는 주제 발표를 진행한 이경분 교수, 정찬권 교수, 팽경현 이사와 한국로슈진단 김형주 전무, 딥바이오 곽태영 이사가 패널로 참석해 의견을 나누었다.
토론에서 한국로슈진단 김형주 전무는 "디지털병리 도입 촉진을 위해 업계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한국로슈진단은 실제 병리검사실에서의 디지털병리 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구독모델을 국내에 도입했고, 자체 디지털병리 AI 알고리즘 개발은 물론 국내 AI 알고리즘 회사들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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