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비 그쳤지만... "집안에 건질 게 없다" 울먹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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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19일 오전, 충북 오송읍 서평리와 동평리 경계에 있는 한 마을을 찾았다.
그는 전기공사를 업으로 삼고 있는데 이번 수해로 기계에 물이 들어가 몇백만 원, 몇천만 원 짜리를 다 버리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신유승씨는 오송복지회관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며, "사회지도층이 이렇게 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나. 우리나라는 사회지도층이 문제다. 착한 사람들만 맨날 피해를 본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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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인뉴스 최현주]
▲ 오송읍 서평리와 동평리 경계에 있는 한 마을. |
ⓒ 충북인뉴스 |
▲ 물어 잠긴 가구와 생활용품들이 집 앞에 버려져 있다 |
ⓒ 충북인뉴스 |
▲ A씨가 물에 잠겼던 주방을 정리하고 있다 |
ⓒ 충북인뉴스 |
▲ 80대 노인이 쓸만한 물건이 있는지 찾고 있다 |
ⓒ 충북인뉴스 |
집 안으로 들어가자 그야말로 처참했다. 그날 가슴까지 차올랐던 물은 빠졌지만, 아직도 곳곳에 그 흔적은 남아있다. 옷가지는 물에 젖은 채로 널려 있었고 물을 잔뜩 먹었던 나무 문짝은 쩍쩍 갈라져 있었다. 몰딩은 떠서 가볍게 손을 대기만 해도 떨어져 나갔다.
"이 골목에는 옛날 집들이 많아요. 옛날 집들은 문과 몰딩을 나무로 많이 만들었는데 다 망가졌어요. 가구가 있어야 하나씩 넣어가면서 정리를 하는데 가구가 다 망가지고 어떻게 정리를 할 수가 없어요."
▲ 주민이 침수 피해를 본 곳을 점검하고 있다 |
ⓒ 충북인뉴스 |
▲ 한 주민이 집을 정리하다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
ⓒ 충북인뉴스 |
50대 여성은 "건질 게 하나도 없어요. 이런 일은 정말 처음이에요"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옆집에는 86세 노인이 겨울 옷가지를 햇빛에 말리고 있었다. 자식들은 버리라고 하는데 너무 아까워서 말려서 입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보상이라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수마가 휩쓸고 간 자리, 오송 주민들은 처참한 터전을 보며 고통스러워하며 분노했다. 100% 인재이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회지도층이 문제라고도 했다.
"이거는 100% 인재에요. 정말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 천재지변으로 집이 떠내려갔다면 차라리 말을 안 하겠어요. 그건 나라님도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건 말이 안 돼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인데 터져버렸잖아요."
A씨는 집 안을 청소하면서도 격앙된 목소리로 화를 참지 못했다. 주민들은 사고 이후 청주시의 대처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구호물품을 받으러 읍사무소에 오라고 하는데, 지금 치우기도 바빠 죽겠는데 언제 가서 받아와요. 시에서 나와서 나눠줘야지 가져가라니. 그리고 시장이고 구청장이고 코빼기도 못 봤어요. 아무도 나와 보지도 않아요."
A씨는 아직 피해신청도 못 한 채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3일째 '여관살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신유승씨 |
ⓒ 충북인뉴스 |
신유승씨는 오송복지회관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며, "사회지도층이 이렇게 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나. 우리나라는 사회지도층이 문제다. 착한 사람들만 맨날 피해를 본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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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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