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美외교거물 키신저에 “中 포위 불가능, 대만 독립 반대 행동으로 보여야”

권지혜 2023. 7. 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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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베이징에서 중국 외교의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만났다.

왕 위원은 최근 100세를 맞은 미국의 살아 있는 외교 전설 키신저 장관에게 "중국을 개조·포위·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은 대만 독립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등 압박성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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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키신저의 지혜와 닉슨의 용기 필요”
키신저 “다른 한쪽 고립 시도 용납 안돼,
하나의 중국 약속 흔들리지 않을 것”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을 방문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베이징에서 중국 외교의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만났다. 왕 위원은 최근 100세를 맞은 미국의 살아 있는 외교 전설 키신저 장관에게 “중국을 개조·포위·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은 대만 독립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등 압박성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베이징에서 만나 회담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 관계 발전에 역사적인 공헌을 했으며 양국간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데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오랜 친구와 맺은 우정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왕 위원은 이어 “중국의 발전에는 강한 내생적 동력과 필연적인 역사 논리가 있다”며 “중국을 개조하려 시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포위·억제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중 정책은 키신저의 외교 지혜와 리처드 닉슨의 정치적 용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1년 극비리에 베이징을 방문해 저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를 만나 양국 관계를 논의했고 이는 이듬해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으로 이어졌다. 닉슨 전 대통령과 마오쩌둥이 서명한 ‘상하이 코뮈니케(공동성명)’는 79년 미·중 수교의 발판이 됐다.

왕 위원은 또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미국이 진정으로 대만해협의 안정을 원한다면 행동으로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대만 독립 분열 행위와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이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세계 평화와 안정, 인류의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양측은 서로 동등하게 대우하고 접촉을 유지해야 하며 다른 한쪽을 고립시키거나 차단하려는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하나의 중국은 미국이 상하이 코뮈니케에서 한 엄숙한 약속으로 흔들리거나 파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이 핵심이익 중 핵심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며 중국 측 입장을 확실하게 지지한 것이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5월 27일 100세 생일을 맞았다. 당시 막 부임한 셰펑 주미 중국대사는 키신저 전 장관이 있는 코네티컷주 켄트를 찾아 중국 정부의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은 중국통이자 자국에 우호적인 인식을 가진 미국의 거물급 외교 인사를 극진히 대접하는 동시에 미 정부의 대중 정책을 비판하는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전날 리상푸 국방부장과도 면담했다. 리 부장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로 중국은 국방 분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조건 중 하나로 그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은 오해를 없애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대립을 피해야 한다”며 “역사와 관행은 미·중 어느 쪽도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할 여유가 없다는 것을 계속 증명했다”고 말했다. 리 부장은 “미국의 일부 인사들 때문에 미·중이 타협점을 찾는 데 실패했고 양국 관계가 최저점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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