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vs 홍준표 '2라운드'…차기 주도권 싸움?
김기현, 진상 파악 지시 후 윤리위 진행
"차기 주도권 둘러싸고 洪金 샅바 싸움"
홍준표 대구시장이 폭우가 쏟아져 전국적인 피해가 속출한 지난 주말 골프에 대해 19일 공식 사과했다. '수해 골프' 논란이 불거진지 나흘만으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에 진상 파악을 지시한 지 하루만에 고개를 숙였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시장과 여당 지도부 간 힘겨루기 양상이 재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전날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선제적인 사과가 이뤄진 것이다.
당 윤리위는 오는 20일 홍 시장의 골프 논란과 관련한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유상범 국민의힘 대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윤리규칙 22조에는 자연재해 등 국민적 어려움이나 국민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골프나 유흥행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홍 시장의 골프 행위에 대해 윤리위가 엄중하게 보고있기 때문에 징계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소집한 것"이라며 "홍 시장이 사과했기 때문에 윤리위 판단에 참작이 될수 있다"고 전했다.
"홍문종 제명"…당 지도부 '강공'
당 지도부는 과거 수해 골프로 제명된 홍문종 전 의원의 사례를 언급하면 홍 시장에 대한 중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홍문종 의원의 사례나 정치권에서 이런 수해 과정에 골프를 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일들을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 대변인도 이날 "홍 전 의원은 자연재해가 발생했는데 골프치는 물의를 일으켜 제명된 적 있다"며 "우리 당은 과거에 자연재해 중에 골프 등으로 물의 일으키는 것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한 전력이 있는 점이 참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기현 대표는 홍 시장의 수해 골프 논란이 확산되면서 당 차원의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김 대표 지시에 따라 홍 시장에 대한 진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사안을 당에서 굉장히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고, 이에 대해 먼저 사실관계 및 진상을 조사로 파악한 이후에 후속 조치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악연' 김기현 vs 홍준표…차기 주도권 파워게임
정치권에선 이번 홍 시장의 수해 골프 논란으로 여권내 주도권을 둘러싼 '샅바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 대표와 홍 시장은 지난 4월 '전광훈 목사' 논란과 관련해 설전을 치르면서 관계가 틀어진바 있다. 김재원 당시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한 자리에서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 했다"는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였는데, 홍 시장이 중징계를 촉구하며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했다.
이후 김 대표는 김 전 최고위원 징계에 앞서 홍 시장을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하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김 대표는 해촉 직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면서 홍 시장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에 홍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총선 승리를 위해 정국 전반에 대해 더 왕성하게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며 "나는 이 팀(김기현 대표 체제)이 아니라 어차피 내년에 살아남는 사람들과 함께 나머지 정치를 할 사람"이라고 했다. 또 김 대표를 겨냥한 듯 "옹졸한 정치는 이번으로 끝내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홍 시장은 "윤석열 정권에서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면서 "대표가 좀 옹졸해서, 얘기하니까 상임고문 해촉하고 그러지 않느냐"고 김 대표를 직격했다.
대통령실 부정 여론 물타기용?
일각에선 국민의힘 지도부가 홍 시장의 수해 골프 논란을 서둘러 진화하고 나서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달 해외 순방과 관련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비판도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수해 대응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실언, 김건희 여사의 쇼핑 문제 등이 홍 시장 골프 논란으로 다 묻혔다"면서 "수해로 인해 국민감정이 안 좋아지자 당원들을 입단속 한다는 명분을 잘 이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당 지도부가 홍 시장이 상임고문직 해촉하는 과정에서도 '용산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당시 홍 시장이 MBC '100분 토론'에 나와 '정치력 없는 대통령을 국민이 뽑았다'고 말하면서 윤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