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조원' 세계 경제 덮친 기업부채 쓰나미

조유진 2023. 7. 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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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로 내몰리는 전 세계 기업의 부실 부채 규모가 74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현지시간) 전 세계 부실채권 또는 대출 규모가 600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집계했다.

기업 파산 전문 미국계 대형 로펌인 클리어리고틀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팬데믹을 제외하고 가장 빠른 속도로 기업 부도가 속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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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로 내몰리는 전 세계 기업의 부실 부채 규모가 74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현지시간) 전 세계 부실채권 또는 대출 규모가 600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현재까지 디폴트가 발생한 비율은 15% 미만으로, 5900억달러(747조원) 규모의 채권이 부실화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부실 채권은 미국 국채와 수익률 스프레드가 10%포인트 이상인 채권을 말한다.

초저금리 시대 과도한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켰던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세계 각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초저금리 시대 불어난 부채 부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5000억달러 이상의 기업부채 쓰나미가 세계 경제를 뒤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파산 전문 미국계 대형 로펌인 클리어리고틀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팬데믹을 제외하고 가장 빠른 속도로 기업 부도가 속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클리어리 고틀립의 파트너 변호사인 리처드 쿠퍼는 "이번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16년 석유파동,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디폴트에 처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신용 위험도가 높은 하이일드 채권과 레버리지론 규모는 미국 내에서만 2021년 말 기준 3조달러(약 3793억원)로 급증했다. 이는 2008년 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유럽 내 정크본드 판매 규모는 40% 이상 급증했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분위기여서 기업들의 채무 상환 부담은 갈수록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올 들어 미국에서만 120개가 넘는 대기업이 파산하는 등 미주 지역의 부채위기가 급증하는 추세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주 지역에서만 2021년 이후 신용 위험이 높은 채권액(대출액)이 36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광범위한 도미노 도산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저금리 시기 레버리지를 크게 늘린 부동산, 헬스케어, 소매, 소프트웨어 등이 가장 우려스러운 산업군으로 지목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재 3.8%(6월 말 기준)인 투기 등급 기업의 부도율이 내년 5.1%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도율을 초과한 13.7%에 이를 것으로 봤다. 영국 컨설팅 기업 PwC의 기업 파산 전문가인 칼라 매튜스는 "기업부채 부실화 위험은 언젠가 끊어질 수 있는 팽팽해진 고무줄과 같은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탄력성을 유지하다가 끊어지는 시점이 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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