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보료율 7년 만에 동결?...적립금만 20조원 넘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8월 중으로 건강보험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내년 건보료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올해 직장가입자 월급에 매기는 건보료율은 7.09%로, 지난해보다 1.49% 올랐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4일 내놓은 ‘2023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에서 의료비를 공공요금, 통신비, 식품·외식비 등과 함께 핵심 생계비 중 하나로 꼽으면서 생계비 부담을 줄여주고자 건보료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건보료율은 거의 해마다 올랐다. 건보료율은 기본적으로 의료기관과 약국 등 의료 공급 단체들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에 지급하는 요양 급여비용, 즉 수가(酬價)에 연동해서 움직이는데 수가가 매년 오르는 물가를 반영해 인상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건강보험공단과 의료 공급 단체 간의 협상 결과, 내년 수가가 1.98% 올랐기에 내년 건보료율도 오를 확률이 높다.
건강보험 재정이 장기적으로 불안하다는 점도 인상론에 무게를 싣는다. 유례없는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노인 진료비가 급증하는 등 건보 재정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건보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어떻게든 보험료를 조금이라도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건보 재정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보면서 당장 올리지 않을 수 있는 여력도 생겼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작년 12월 기준 약 24조원으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특히 새 정부 들어 건강보험을 제한하는 등의 요인으로 여전히 20조원 넘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조원 넘는 적립금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보험료율을 인상해 더 거두는 것과 관련 건강보험당국의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역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건보료를 올리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한다는 후문이다.
[윤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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