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골프 친 홍준표...“부적절” 48% [민심레이더]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3. 7. 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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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폭우 속 골프’ 논란
광역단체장 책임 의식 문제 48%
대구 비 적게 왔는데 무슨 상관? 30%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7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국적으로 폭우가 내린 지난 주말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홍 시장은 해당 논란에 대해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 가운데,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논의한다고 밝혔죠.

앞서 홍 시장은 전국적 집중 호우가 내린 지난 7월 15일 대구 한 골프장을 찾은 사실이 알려져 도마에 올랐습니다. 이에 홍 시장은 “대구는 다행히 수해 피해가 없어 비교적 자유스럽게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며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 사회에 어디 있나”라고 즉각 반박했죠.

홍 시장 해명에도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7월 18일 해당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이럴 때일수록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했죠.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 여부도 상정됐는데요. 당 윤리위는 같은 날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홍 시장 수해 골프 논란 관련 징계 절차 개시 여부의 건 등을 직권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죠. 윤리위는 7월 20일 오후 4시 30분 회의를 통해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 여부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지도부 결정에 따른 당 사무처의 홍 시장 관련 진상조사와 별개로, 윤리위가 징계 안건을 직권 상정해 사실상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죠.

이에 홍 시장은 거듭 해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홍 시장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호우 경보가 발효되면 부단체장이 업무 총괄하고, 단체장은 부여된 역할이 없다. 더구나 정상 근무나 자택 대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골프를 이용해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고 토로했죠.

윤리위 징계 여부 쟁점은 수해 중 골프의 당헌·당규 위반 여부입니다. 국민의힘 당 윤리강령 시행규칙에는 자연재해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을 때 경위를 막론하고 유흥·골프 등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돼 있죠. 지난 2006년 홍문종 전 의원(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역시 ‘수해 골프’ 파문으로 제명된 선례가 있습니다.

당 일각에서는 홍 시장에 대한 중징계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총선을 9개월 앞둔 상황이라 성난 민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죠.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윤리위가) 홍문종 의원의 사례처럼 정치권에서 수해 과정에 골프를 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일들을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론은 어떨까요. 2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가 ‘호우 경보 속 골프 친 홍준표, 어떻게 보세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응답자 239명) 48.4%의 응답자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괜찮다’는 30.7%, 중립은 20.8%로 집계됐죠.

답변은 성향에 따라 극명히 나뉘었습니다. 진보(89.8%), 중도진보(75.6%) 층은 ‘폭우 속 골프 논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중도에서도 부정(38.2%) 의견이 긍정(32.7%) 의견보다 더 많았죠. 진보 성향 한 응답자는 “홍 시장 해명은 전국에 6개밖에 없는 광역시 장으로서 할 말은 아닌 거 같다”고 했으며, 중도진보 성향의 60대 응답자도 “전 국토에 장마와 호우로 위기 상황인데, 대구만 문제없으면 된다는 의식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죠.

반면, 보수(70%), 중도보수(59%)에서는 대구가 타 지역에 비해 수해가 적었던 만큼 주말에 골프를 친 것은 ‘자유’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았습니다. 한 중도보수 응답자는 “대구시장이 대구 일만 잘하면 되지 다른 지역 수해까지 책임지나”라고 반문했죠. 한편, 중립 의견을 피력한 한 40대 응답자는 “주말에 골프를 치는 건 자유지만, 집중 폭우가 왔을 때 하면 비난 받는다는 걸 모르고 골프를 쳤을까”라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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