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53도' 열돔에 갇힌 북반구…한국은 극한호우 뒤 폭염
북반구 곳곳이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은 극한호우를 뿌린 장마가 거쳐간 뒤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미국과 유럽 등엔 이른바 ‘열돔(heat dome)’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8일(현지시각) “극심한 폭염이 북반구 대부분 지역을 휩쓸면서 일일 온도 관측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며 “북아프리카와 지중해, 아시아, 미국 남부의 많은 지역이 열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열돔은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마치 돔(dome·반구형 지붕)처럼 가두는 현상을 말한다.
유럽에서는 남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일부 지역은 46.3도까지 치솟았고, 스페인은 카탈루냐 지역을 중심으로 45도를 웃도는 극심한 더위가 나타났다. 이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기상청은 가장 높은 단계인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53도·중국 52도…더위 기록 경신
미국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있는 퍼니스 크릭의 온도계는 16일에 53.3도를 기록했다. 역사상 가장 높았던 기온 기록은 1913년 7월 10일의 56.7도다. WMO는 “6월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7월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폭염이 계속됨에 따라 새로운 대륙별 기온 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제트기류 약해져 고기압 정체…폭염 장기화”
올여름 폭염의 기세가 유독 강한 건 중위도 지역 상공에 부는 강한 바람인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공기의 순환이 느려졌고, 이에 따라 특정 지역에 고기압이 오랫동안 정체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WMO의 기후 전문가인 알바로 실바는 “제트기류가 약해진 조건에서는 거의 고정된 날씨 패턴이 형성돼 일부 지역에서는 장기간의 폭염과 가뭄이 발생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폭우가 내린다”고 말했다. 전지구적인 온난화 추세와 올여름 강하게 발달 중인 엘니뇨 현상이 폭염의 강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도 폭염이 시달리고 있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열돔 현상이 나타난 중국 북서부에 있는 신장성 산바오 기상 관측소의 기온은 52.2도를 기록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수도 베이징은 18일에 기온이 35.1도까지 오르면서 연중 35도 이상 기록한 날이 27일로 신기록을 세웠다.
비 그치자 폭염주의보…체감온도 34도 “건강 주의”
기상청은 장맛비가 다시 찾아오는 주말 이전까지 최고 체감기온 34도에 이르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많은 비로 수해가 발생한 지역에서 복구 작업 시 탈수와 일사·열사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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