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앓았다면 나도 위험… ‘가족력’ 강한 대표 질환4

이채리 기자 2023. 7. 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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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알츠하이머성 치매, 심혈관질환, 아토피성 피부염은 가족력이 강한 대표 질환으로 꼽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집안에 같은 질병을 앓는 사람이 여럿인 경우가 있다. 이를 ‘가족력’이라고 한다. 가족력은 직계가족이나 사촌 내에서 같은 질병을 앓은 환자가 2명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유전 질환의 경우 병의 원인이 단일하지만, 가족력은 유전, 생활 습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가족은 식습관, 수면 습관 등 여러 생활 습관을 공유하다 보니, 같은 질환을 앓을 위험도 덩달아 커진 것이다. 가족력이 있다고 반드시 특정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가족력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표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암
암은 가족력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질병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독일 암 연구센터는 스웨덴인 1000만 명을 대상으로 가족력과 암 발병 위험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부모가 암에 걸린 경우 자신의 암 발병 위험은 위암·대장암·유방암·폐암에서 1.8~2.9배에 달했다. 형제자매가 암에 걸렸을 때는 2.0~3.1배, 부모와 형제자매가 모두 같은 암에 걸린 경우 자신이 암에 걸릴 위험은 3.3~12.7배 높았다. 부모보다 형제자매간의 가족력이 더 강한 이유는 같은 세대인 형제자매가 암을 유발하는 환경 요인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실제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친모가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등 유방암 가족력을 염려해 유방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확인해야 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매도 가족력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분당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부모의 치매 병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47% 증가했으며,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72% 늘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아포지단백 4형이라는 유전자와 관련 있다. 이 유전자형을 1개 물려받으면 2.7배, 2개 물려받으면 17.4배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는 조기에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다. 가족 중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가 있다면 노년기에 접어들면서부터 꾸준히 검사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치매 조기 검진 사업에 따라, 전국 보건소에서 무료로 혈액검사·문진을 받을 수 있다.

◇심혈관질환
한국인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는 심혈관질환 역시 가족력의 영향을 받는다. 캐나다 맥매스터의대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심장마비를 경험한 사람은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심장마비를 겪을 위험이 1.5배 높았다. 심혈관 질환은 심장마비 등 위중한 질환이 나타나기 전까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족력이 있으면 1년에 한 번씩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검사를 받고, 1년에 한 번씩 심전도검사를 받는 게 좋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는 필수다. 가능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할 필요가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
아토피성 피부염은 유전학적 요인을 비롯해 환경적 요인, 환자의 면역학적 이상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의 70~80% 정도가 가족력이 있다. 부모 모두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으면 75%, 부모 중 한 명만 있으면 50% 확률로 자녀에게서 아토피성 피부염이 나타난다(아산병원 자료). 아직까지 아토피성 피부염의 확실한 예방법은 따로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게 최선이다. 평소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피부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습도는 40~60%로 맞추고, 실내 온도는 18~20도 정도의 약간 서늘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아토피 피부염에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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