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파된 집안에서 두 시간…“살아 있는 게 기적입니다”

김재산 2023. 7. 19. 16: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에서 만난 최병두(64) 씨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자연재해 속에서 자신이 멀쩡하게 생명을 보전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을 한 가운데 부분을 휩쓸고 지나간 산사태로 한옥은 절반 정도 파손됐고 방안에 갇혀 2시간 동안 꼼짝할 수 없었던 그는 119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최병두씨, “생명 연장됨에 감사”
19일 오전 최병두 씨가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반파된 자신의 집 앞에서 산사태 발생 당시를 설명하고 있다. 김재산 기자

“제가 살아있는 게 기적입니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에서 만난 최병두(64) 씨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자연재해 속에서 자신이 멀쩡하게 생명을 보전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을 한 가운데 부분을 휩쓸고 지나간 산사태로 한옥은 절반 정도 파손됐고 방안에 갇혀 2시간 동안 꼼짝할 수 없었던 그는 119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최 씨는 폭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15일 새벽 4시쯤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잠결에 ‘와장창’ 하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불을 켜려고 했지만 이미 정전이 된 이후였다.

곧이어 ‘웅웅’ 거리며 벽이 우는 소리가 들렸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방문 손잡이를 잡고 밀었지만 거실에 물이 들어차면서 압력 때문에 열리지가 않았다.

이내 산사태가 발생했음을 짐작한 그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이내 절망했다.

최 씨는 “아! 이대로 죽는구나. 꼼짝없이 방안에서 앉은채로 죽는구나” 생각하면서 몇번이나 체념했다.

약 2시간 동안 삶을 내려놓고 있던 그는 오전 6시쯤 119 구조대원들이 도착하면서 다시 희망을 붙잡을 수 있었다.

구조대원들이 밖에서 출입문을 뜯어내면서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물과 함께 그는 꺼져 가던 희망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었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살아온 그는 자녀들은 외지로 보내고 혼자서 생활하고 있다.

집이 반파되면서 가재도구들까지 못쓰게 된 그는 요즘 이웃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지만 생명을 연장했다는 감사함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한다.

최 씨는 “수천톤이나 되는 토사를 다 치우는 게 우선 시급한 일”이라며 “마을이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