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파된 집안에서 두 시간…“살아 있는 게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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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에서 만난 최병두(64) 씨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자연재해 속에서 자신이 멀쩡하게 생명을 보전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을 한 가운데 부분을 휩쓸고 지나간 산사태로 한옥은 절반 정도 파손됐고 방안에 갇혀 2시간 동안 꼼짝할 수 없었던 그는 119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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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아있는 게 기적입니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에서 만난 최병두(64) 씨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자연재해 속에서 자신이 멀쩡하게 생명을 보전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을 한 가운데 부분을 휩쓸고 지나간 산사태로 한옥은 절반 정도 파손됐고 방안에 갇혀 2시간 동안 꼼짝할 수 없었던 그는 119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최 씨는 폭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15일 새벽 4시쯤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잠결에 ‘와장창’ 하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불을 켜려고 했지만 이미 정전이 된 이후였다.
곧이어 ‘웅웅’ 거리며 벽이 우는 소리가 들렸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방문 손잡이를 잡고 밀었지만 거실에 물이 들어차면서 압력 때문에 열리지가 않았다.
이내 산사태가 발생했음을 짐작한 그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이내 절망했다.
최 씨는 “아! 이대로 죽는구나. 꼼짝없이 방안에서 앉은채로 죽는구나” 생각하면서 몇번이나 체념했다.
약 2시간 동안 삶을 내려놓고 있던 그는 오전 6시쯤 119 구조대원들이 도착하면서 다시 희망을 붙잡을 수 있었다.
구조대원들이 밖에서 출입문을 뜯어내면서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물과 함께 그는 꺼져 가던 희망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었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살아온 그는 자녀들은 외지로 보내고 혼자서 생활하고 있다.
집이 반파되면서 가재도구들까지 못쓰게 된 그는 요즘 이웃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지만 생명을 연장했다는 감사함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한다.
최 씨는 “수천톤이나 되는 토사를 다 치우는 게 우선 시급한 일”이라며 “마을이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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