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바이오 킬러 규제 개선으로 2030년 1위 제조국 도약”
이창양 "바이오의약품 국가전략기술 지정"
원부자재도 육성…2030년 국산화율 15%
존림 삼바 대표
"中 우시는 국가적 지원
우리도 정부 차원 인센티브 절실"
정부가 '바이오경제 2.0'을 내걸고 2030년까지 15조7000원의 민간 투자를 끌어내고, 관련 지원을 통해 2030년까지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제조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 유럽(EU), 일본 등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바이오산업 진흥책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는 가운데 다소 늦었지만 우리 정부도 '킬러 규제' 개선, 세액공제 확대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것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열린 '바이오경제 2.0 원탁회의'에서 "바이오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미래 먹거리로 전략적 육성이 필요한 분야"라며 바이오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 강화를 위해 "바이오 킬러 규제를 발굴해 개선해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발족한 '킬러 규제 혁신 TF'에서 15대 핵심 킬러 규제를 선정하는 등 규제 철폐 움직임에 맞춰 바이오 역시 이 같은 움직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 같은 규제 개선 등 기반을 구축하고 다양한 산업 진흥을 골자로 한 '바이오 경제 2.0 추진방향'의 발표와 함께 이를 이행하기 위해 산업부·유관 협회 및 학회·산업지원 기관들이 모인 '바이오경제 얼라이언스' 발족식도 함께 진행됐다.
2030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제조국'·'소부장 국산화율 15%' 목표
바이오경제 2.0 추진방향에서 정부가 앞세운 핵심 목표는 '2030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제조국'이다. 이 장관은 "민간의 대규모 투자로 세계 2위 바이오 역량을 갖췄다"며 "1위 제조 강국 도약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핵심은 민간에서 2030년까지 이뤄질 15조7000억원 규모 민간 투자의 촉진이다.
이를 위해 현재 백신뿐인 바이오 관련 국가전략기술을 바이오의약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해 전략 기술로 지정해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대한 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빠른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가능케 할 혁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합성생물학을 통한 바이오 파운드리 기술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의 파운드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세액공제 확대를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 세액공제의 조건 등이 까다로울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며 "바이오산업의 특성에 맞춘 실질적 조건 확립이 함께 이뤄져야 실효 있는 정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유관 산업의 적극적 성장 지원도 병행한다. 국내 바이오산업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위탁개발생산(CDMO) 위주로 급속히 성장하면서 다른 유관 분야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 장관은 "제조 분야를 제외하면 민간 투자가 저조하고 산업 기반도 부족하다"며 "바이오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비전을 제시하고 포괄적·체계적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상태다.
정부는 이에 대해서는 현재 5% 수준인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율을 2027년 10%, 2030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달 중 바이오 분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의 지정을 추진하고, 이어 하반기 중으로는 바이오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의 지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빠르게 바이오 영역과 결합하고 있는 디지털 융합에도 나선다. 이에 대해서도 활용 기반을 조성하고 디지털 관련 기술융합형 제품화 성공사례를 50건 이상 창출해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존 림 "정부 차원 인센티브 절실…세제 혜택·규제 완화·인력 지원 필요"
한편 이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동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도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의 중국 항저우 생산공장과 중국 CDMO 기업을 인수하는 등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투자 규모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격적 투자를 위해서는 우리도 정부 차원의 투자 인센티브가 절실하다"고 호응했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60만4000ℓ라는 세계 1위 수준의 생산역량을 갖췄음에도 론자, 베링거인겔하임, 우시,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등 경쟁자들 역시 계속해서 역량을 늘려가는 상황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림 대표는 "의약품 개발과 사업화 성공까지는 리스크가 크고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며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력 면에서도 "국내는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며 "정부·교육기관에서 바이오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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