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원 2.0' 시대 개막…LG '상위 1%' AI 개발 예고(종합)
전문성·신뢰성 높여 타사 대비 경쟁력 강화
B2B 중심으로 일부 B2C 사업 진행
"상위 1% AI 개발 회사로 거듭날 것"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꼽은 LG가 그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엑사원 2.0'을 내놨다. 언어 기반인 생성형 AI와 달리 언어와 이미지에 모두 능한 멀티모달(Multimodal) AI를 선보였다. 전문성, 신뢰성 높은 엑사원 2.0을 통해 사업 차별화를 시도하고 각 분야 상용화 사례를 늘리며 기업 시장(B2B) 중심의 먹거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멀티모달 AI는 인간이 사물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방식과 동일하게 학습하는 AI를 말한다. 엑사원 2.0은 생성형 AI에 쓰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LMM)뿐 아니라 언어와 이미지 생성이 모두 가능한 양방향 멀티모달 모델을 도입해 성능을 고도화했다. 2021년 12월 선보인 전(前) 모델 대비 기능 구현 때 들이는 비용도 줄였다.
차원이 다른 학습량…답변에 전문 문헌까지 포함
LG AI연구원은 이날 ▲유니버스(Universe) ▲디스커버리(Discovery) ▲아틀리에(Atelier) 등 3대 플랫폼으로 구성된 엑사원 2.0을 차례대로 시연하며 서비스 경쟁력을 과시했다. 특허, 논문 등 전문 문헌 약 4500만건과 3억5000만장 이미지를 학습시켜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였다는 설명도 했다. 이화영 LG AI연구원 유닛장은 "4만5000건이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생성형 AI로 전문가용 대화형 플랫폼이다.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로 근거를 찾아내 추론한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 타사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다. 이날 시연된 엑사원 유니버스에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할지', '생성형 AI가 왜 필요한지'를 묻자 수 초 만에 여러 페이지의 답변이 쏟아졌다. 단순 설명뿐 아니라 관련한 전문 문헌까지 알려줬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화학과 바이오 분야 등에서 쓰일 수 있는 지식 탐색 플랫폼이다. 논문과 특허 등 전문 문헌 텍스트뿐 아니라 분자 구조와 수식, 이미지 등 비 텍스트 정보까지 읽고 학습할 수 있다. 관련한 심층 문서 이해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엑스원 디스커버리를 활용하면 친환경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후보 소재를 찾는 데 들이는 연구·개발(R&D) 소요 시간을 40개월에서 5개월로 줄일 수 있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하고 언어를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데 쓰이는 멀티모달 AI 플랫폼이다. 인간의 창의적인 발상을 돕고 업무를 효율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실제 시연에선 제품 이미지 한 개와 '제품 광고 위한 마케팅 문구 생성해줘'라는 요청만 넣었더니 곧바로 서너 줄 문장의 광고 문구를 여럿 제시해줬다. 이미지 검색에 도움이 되는 캡셔닝 AI 기능도 있다.
B2B 중심 사업 기회 모색…"상위 1% 전문가 AI 개발할 것"
LG AI연구원은 앞으로 엑사원 2.0을 차별화하며 먹거리를 늘리겠단 계획을 밝혔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오늘 새벽에도 메타가 라마2(LMM)를 발표했다"며 "세계적으로 LMM 발표가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 경쟁이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럴 때일수록 차별점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생성형 AI가 적용돼 성공된 사례가 대대적으로 소개된 적 없는 만큼 이를 위해 달려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엑사원 2.0을 산업 곳곳에 뿌리내리기 위해선 계열사와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다. LG AI연구원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LG전자와 LG유플러스, LG CNS 등 LG 그룹 계열사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 과정에서 LG전자에는 엑사원을 도입해 AI 컨택센터(AICC)를 고도화하기도 했다. 계열사와 협력해 AI연구원에서 직접 사업화에 나서거나, AI연구원이 제공한 엑사원을 통해 계열사가 직접 사업화를 시도하는 방안을 두루 살피고 있다.
외부 사업 기회 역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찾는다. LG AI연구원은 올해 세계 최대 이미지 거래 플랫폼 '셔틀스톡', 과학 출판 시장 강자 '엘시비어'와 각각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 셔틀스톡 고객군이 엑사원을 쓸 경우 수년 안에 수익성이 크게 늘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달엔 특허청과도 업무협약(MOU)을 맺고 엑사원 유니버스를 통해 행정 특허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전문가 AI를 개발하기로 했다. 세계 첫 사례다.
엑사원 유니버스와 엑사원 아틀리에의 경우 일부 B2C 사업도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엑사원 아틀리에를 활용하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이미지에 자동으로 해시태그를 달 수 있다. B2C 사업 영역에 있는 계열사를 통해 B2C 사업이 이뤄질 수도 있다.
LG AI 연구원은 31일부터 먼저 그룹 내 AI 연구자와 협력 대학에 엑사원 유니버스를 공개한 뒤 9월에 정식 서비스를 선보인다. 향후 화학과 바이오, 제약 등 전문 도메인별 특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룹 내 화학, 바이오 분야 연구진을 대상으로는 4분기에 엑사원 디스커버리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신소재와 신물질, 신약 관련 R&D 혁신을 추구한다. 이에 앞서 3분기에는 그룹 내외부 전문 디자이너에게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 원장은 "현재 B2B 계열사, 전문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례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성공 사례를 잘 만들고 그 성과를 입증한 뒤 고객이 직접 사용해보며 의미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장점을 잘 살려서 좋은 사례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생성형 AI와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며 상위 1%의 전문가 AI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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