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수사를 해야지 자꾸 정치하고 있다"

이화영 '대북송금' 진술 보도에 검찰 비판
당 인권위·법률위 "檢, 반인권적·조작 수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북 안동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진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검찰에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비 협조를 요청했는데, 관련 내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요청을 받고,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그동안 쌍방울의 대북 송금 의혹에 관여한 사실을 전면 부인해 왔다. 그러나 대북 송금 중 방북 비용에 대해선 이 대표에게 사전보고를 했다고 진술을 함으로써 검찰은 나머지 비용에 대해서도 이 대표 보고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회유, 압박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민주당 인권위원장인 주철현 의원과 법률위원장 김승원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의 반인권적·조작 수사 진상을 밝히겠다"면서 전일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로부터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의 만행이 담긴 친필 탄원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탄원서에 대해 "검찰이 '방북 비용 대납' 프레임을 짜놓고, 이 대표를 끼워 넣으려 혈안이라는 폭로"라며 "김성태 전 회장의 일방적 조작 진술에 더해 이 전 부지사에게도 허위 진술을 회유·압박한다는 내용은 충격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구속 후 10개월 가까이 독방 수감 및 매일 검찰 소환조사로 진을 빼고, 협박과 회유를 병행한다"며 "고문만큼 매서운 반인권적 조작 수사를 서슴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탄원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검찰은 대통령 정적 제거를 위한 친위대 역할에만 몰두해 반인권적이고 불법적인 조작 수사를 자행한 것"이라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인권위와 법률위는 신속히 탄원서 내용 진상 파악에 나설 것"이라며 "사실로 확인되면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에 불과한 검찰의 반인권적 행태와 진실 왜곡 책임을 묻고, 당 차원의 공식적인 대응을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