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은 '친구'의 두목...칠성파·신20세기파 30년 갈등 끝나나

영화 친구의 모티브가 된 조직이자 부산 양대 폭력 조직 중 하나인 칠성파 두목 이강환(80)씨가 사망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가 이날 오전 부산 시내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졌다. 이씨 빈소는 부산 남구 한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칠성파는 영화 ‘친구’의 모티브가 된 폭력조직으로 부산에서는 신20세기파와 함께 양대 폭력 조직으로 꼽힌다. 칠성파는 6·25 전쟁 이후 조직원 7명으로 시작해 1970년대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일본 야쿠자 방계 조직과 의형제 결연식을 맺기도 했다.
이후 1980년대 부산 중구 남포동과 중앙동 일대 유흥가를 기반 삼아 조직된 것으로 알려진 신20세기파와 자주 갈등을 빚으면서 30년 가량 긴장 관계를 유지했다. 이들은 조직원간 폭행 등 이른바 ‘전쟁’을 해왔다.

2006년 1월 신20세기파가 흉기를 들고 장례식장인 부산 영락공원에 들이닥쳐 칠성파 조직원과 난투극을 한 이른바 ‘영락공원 조폭 난입 사건’이 대표적이다.
2021년 5월 7일에는 해운대에서 신20세기파 조직원이 생일파티를 하다 시비가 붙어 칠성파 조직원을 공격했다. 이후 칠성파 조직원이 다시 몰려와 신20세기파 조직원을 붙잡아 폭행했고, 5월 15일에는 부산시내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이 야구방망이를 들고 들이닥쳐 칠성파 조직원 2명을 폭행하는 등 폭력이 이어졌다.
결국 그해 10월 17일에는 양대 조직원들이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에서 패싸움까지 했다. 신20세기파 8명과 칠성파 5명이 맞붙은 이 싸움에서 칠성파 조직원 2명이 크게 다쳤다. 이런 폭행에 연루된 양대 조직원 등 74명이 2022년에 무더기로 검거돼 이 중 24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두목 이강환씨도 여러차례 언론에 오르내렸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씨 팔순잔치가 부산 한 호텔에서 열리면서 경찰이 바짝 긴장했다. 당시 이씨는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그가 여전히 칠성파 조직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영향력을 행세하며 여전히 두목으로서 지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실제 이날 팔순잔치에는 전국 전·현직 조폭 등 하객 수백명이 참석하면서 ‘깍두기 인사’ 등을 하기도 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이씨 팔순잔치처럼 장례식장에도 전국에서 전·현직 조폭이 문상을 올 것으로 보고 경찰 병력 수십명을 배치해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장례식장에는 조폭과 관련 없는 조화 몇 개만 놓여 있을 뿐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다른 조폭 조문 등 특이사항은 보이지 않고 상주들이 문상객을 맞을 준비를 하는 정도다”며 “21일이 발인이어서 이때까지 전국에서 문상을 온 조폭들이 혹시 ‘깍두기 인사’등 다른 시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혹시라도 폭력 조직간 충돌을 차단하기위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김민주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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