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주사는 ‘잠깐’ 안 아픈 치료? [척추건강에 대한 굳이 시시콜콜한 이야기]

헬스조선 편집팀 2023. 7. 1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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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건강을 이야기하는 입장에서 철학을 이야기하게 될 땐 잠시 망설이게 된다.

이전 칼럼에서 척추 주변 구조물에 대한 주사가 매우 효율적이고 효과 있는 치료법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대답하기 참 어려운 질문이 있다.

'주사는 잠깐만 좋고, 그때 잠시만 안 아픈 치료'라는 일반의 인식이 있다.

주사치료의 부작용이나 합병증은 보통 0.1~0.04% 정도 수준으로 매우 안전한 치료에 속하지만, 스테로이드가 한 번 사용되면 내분비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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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건강을 이야기하는 입장에서 철학을 이야기하게 될 땐 잠시 망설이게 된다. 의사는 타인의 아픔과 건강을 책임지는 직업이고, 특히 아파하는 환자를, 그것도 신경이라는 섬세한 조직을 다루다 보면 이야기 한마디와 결정 하나가 모두 조심스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진료실에서 항상 지키려 노력하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마주 보는 환자의 질문에는 최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쉽지는 않다. 사람의 몸은 불확실성으로 채워져 있고, 삶에는 알기 어렵거나 밝혀지지 않은 영역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의사가 침묵이나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면 환자의 답답함은 마냥 깊어질 것이란 생각에 밝혀지지 않은 이유라도 길게 이야기하게 된다. 

이전 칼럼에서 척추 주변 구조물에 대한 주사가 매우 효율적이고 효과 있는 치료법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대답하기 참 어려운 질문이 있다. 바로 ‘주사 맞으면 언제까지 효과가 유지되는지’에 대한 문의다. 자연스럽게 긴 설명으로 이어지는 질문이라 이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주사는 잠깐만 좋고, 그때 잠시만 안 아픈 치료’라는 일반의 인식이 있다. 허리 주사치료는 당장 통증을 가라앉히는 약도 사용하지만, 자극에 의해 민감해진 조직을 진정시켜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치료 효과는 얼마나 지속되어야 할까? 주사를 맞아도 아프다면 그것은 주사치료가 잘 안 된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알기 어렵다.

물론 처음부터 필요한 수준의 치료를 지정해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허리 치료는 단계적 개입이 원칙이다. 처음부터 아주 강력한 치료를 사용하면 당장 증상이야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척추질환은 장기적으로 다뤄야 하고, 처음부터 강한 치료를 사용하면 다시 통증이 나타날 때 치료가 그만큼 까다로워진다. 주사치료나 신경성형술 같은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가 아무리 효율적이라 해도, 서서히 단계를 높여야 하는 일괄의 치료 과정에서의 한 계단일 뿐이다. 당연히 통증이 주사로 부족할 정도로 심각할 수 있고, 효과가 부족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와 질환의 정도에 따라 지속되는 기간, 효과도 다를 수 있다. 그래도 아예 답이 없는 질문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주사치료나 시술에서 사용되는 약제는 2~3가지 또는 그 이상의 약을 혼합하여 투여하게 된다. 하루 정도 만에 효과가 나타나는 약도 있어서 당장 통증이 호전됨을 느끼게 되고, 특히 스테로이드의 경우 작용하는 시간이 보통 주사 후 2~5일에 걸쳐서 빠르게 나타난다. 결국 증상의 경감 정도는 1주일 정도 기간 안에 판단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지속되어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야 할까? 보통 주사치료의 유지 기간에 대해 물어보면 2주 시점에 70% 호전을 목표로 하고, 2달 정도 지속되는 것을 2차 목표로 이야기한다. 주사치료의 부작용이나 합병증은 보통 0.1~0.04% 정도 수준으로 매우 안전한 치료에 속하지만, 스테로이드가 한 번 사용되면 내분비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너무 잦은 주사는 피해야 하는데, 2주에 1번 정도는 어느 정도 안전한 수준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2주 동안 70% 호전, 2달 동안 효과 지속을 목표로 설명한다. 물론 그 후 다른 여러 가지 치료를 통해 호전 상태가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방향이다. 

호미로 막을 것은 호미로 막지만, 가래로 막을 것도 우선은 호미로 막아보는 과정이니 첫 치료의 효과가 부족하더라도 실망하지는 말고 의사와 충분한 대화를 나눠보도록 하자.

/기고자: 가자연세병원 박재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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