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해프닝' 페퍼 이고은 "필요해서 다시 부른 것...보답하겠다"
일주일도 되지 않는 사이 2번이나 소속팀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만큼 각오는 단단해졌다. 다가올 시즌 다크호스로 꼽히는 페퍼저축은행 세터 이고은(29) 이야기다.
이고은은 2022~23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페퍼저축은행으로 팀을 옮겼다. 경험을 지닌 세터가 필요했던 페퍼는 빠른 발에 수비력까지 갖춘 이고은을 영입했다. 하지만 2023시즌을 마친 뒤 불상사가 일어났다. 박정아를 도로공사에서 데려오는 과정에서 이고은을 보호선수에서 풀었고, 도공이 이고은을 지명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고은은 일주일 만에 페퍼저축은행에 돌아왔다. 두 구단의 트레이드가 이뤄졌고, 미들블로커 최가은과 2023~2024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도로공사에 내줬다. 그만큼 이고은이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김동언 페퍼저축은행 단장은 "우리의 불찰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고은은 우리 구단에게 중요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고은은 19일 광주시체육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 미디어데이에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 속상한 마음도 있었다"면서도 "그만큼 팀에서 신경써주고 있다는 걸 안다. 결과론적으로 다시 돌아와서 팀에 감사한 마음이 있다. 그만큼 필요해서 다시 왔으니까 열심히 하고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이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FA인 오지영과 이한비를 붙잡았고, 박정아와 채선아를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도 부상 경력이 있긴 하지만 V리그 경험이 있는 야스민 베다르트를 선발했다. 창단 첫 봄 배구까지 기대된다. 미국 국가대표팀 코치 경력이 있는 신임 조 트린지 감독도 영입했다. 최고참 오지영은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는다면 바람이 불지 않을까"란 기대를 내비쳤다.
이고은이 다시 돌아오면서 박정아와 이고은은 다음 시즌을 함께 맞이하게 됐다. IBK기업은행(2016~17년), 도로공사(2020~22)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박정아는 "솔직히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반갑다"고 웃으며 "도공에 있을 때와는 다른 스타일의 토스를 하고 있다. 잘 맞추면 좋은 호흡을 보여줄 것 같다"고 했다.
이고은도 "이렇게 세 번째로 만날 줄은 몰랐다. 세터인 내가 정아 언니가 잘 때릴 수 있게 만들어주려고 한다. 비시즌 기간 잘 만들어가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치매 확률 99% ‘가문의 저주’…그걸 뚫은 남매가 나타났다 | 중앙일보
- 20대 여성 느닷없이 "만져달라"…60대 택시기사 트라우마 호소 | 중앙일보
- "유부남인지 몰랐다"던 30대 여배우…상간녀 소송의 결말 | 중앙일보
- 영화 '친구' 모티브 칠성파 전 두목 사망…경찰이 긴장하는 이유 | 중앙일보
- "그냥 한 번 사는 건 싫더라" 72세 노학자가 늙어가는 법 | 중앙일보
- 북한서 명품 멨다더니 "살려고 벌레 먹었다"…말바꾼 탈북여성 | 중앙일보
- 6학년생이 여교사 무차별 폭행…"교실서 메다꽂고 밟았다" | 중앙일보
- 김민재, 바이에른 뮌헨 '옷피셜' 떴다...5년 계약, 이적료 얼마? | 중앙일보
- 실수로 켜진 소아중환자실 영상…간호사 말에 엄마는 눈물 쏟았다 | 중앙일보
- [단독] 윤 대통령, 환경장관 질타 "물관리 못할 거면 국토부로 넘겨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