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로 반찬 훔친 참전용사 비극에…'가득찬 보훈밥상' 추진
한국전쟁 참전 용사가 생활고 끝에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훔치다 붙잡힌 사연이 알려지 뒤 사각지대에 놓인 유공자들을 돕기 위해 국가보훈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팔을 걷었다.
국가보훈부는 오는 20일 전쟁기념관에서 중소기업중앙회와 '가득찬(饌) 보훈밥상'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취약계층 6·25 참전유공자 가정에 균형 잡힌 반찬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국가보훈부는 대상자를 발굴하고 중기중앙회가 밑반찬을 구매해 배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난 달 생활고를 겪던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마트에서 8만3000원어치 반찬을 훔친 사건이 계기가 됐다. 80대 후반의 A씨는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살아왔으며, 약해진 치아 탓에 밥과 함께 먹을 참기름, 젓갈 등이 필요했으나 생활비가 부족해 마트에서 이를 훔치다 적발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부족해 물건을 훔쳤다. 죄송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정부에서 매달 지급하는 60여만원이 A씨의 유일한 생활비였다.
국가보훈부와 중기중앙회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참전유공자의 결식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아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먼저 양 기관의 업무협약에 따라 올해 3억원 상당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미흡한 사항은 보완해 향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주간(매년 5월 셋째 주)과 호국보훈의 달(매년 6월)을 연계하는 문화행사 개최,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국가유공자를 위한 생필품·식자재 기부 장려 등 국가유공자 예우 분위기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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