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홍준표에 우정 충고…“대통령 꿈 있다면 사과해야”
집중호우 당시 골프를 쳐 논란을 빚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당 윤리위가 징계 여부를 논의중인 가운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사려깊지 못했다”며 사과할 것을 권유했다.
박 전 원장은 19일 YTN과 인터뷰에서 폭우로 인해 경북 북부지방과 충북 청주 등에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던 지난 15일 홍 시장이 골프 라운드를 한 일과 관련해 “폭우가 왔으면 골프를 치지 말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골프를 쳐 지적을 받으면 ‘사려 깊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한마디 되면 끝나는데 ‘왜 주말에 공무원은 골프 치면 안 되고 테니스 치면 되냐’, '대구는 비가 안 왔다'고 한 건 진짜 홍준표 답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당안팎의 거센 비난에 홍 시장이 ‘매뉴얼대로 했다’, ‘위수지역내에서 쉬는 날 골프친 게 잘못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장은 “지금까지 홍준표 시장은 정치하면서 잘못된 것에 대해서 과감하게 사과했다. 제발 변명하지 말고 깨끗하게 사과하고 넘어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시장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고 있지만 골프 친 건 사실이다”며 “우정으로 충고하는데 큰 꿈, 대통령 후보가 되는 길로 가려면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하고 넘어가는 것이 굉장히 좋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홍 시장의 폭우 속 골프에 대해 "엄중한 사안이다"며 강력 경고한 가운데 당윤리위원회는 오는 20일 회의를 열어 징계개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홍 시장은 대구를 비롯해 전국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홍 시장은 “대구는 다행히 수해 피해가 없어 비교적 자유스럽게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고 반박했다.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홍 시장 관련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부단체장이 업무 총괄하고, 단체장은 부여된 역할이 없다”며 “더구나 정상 근무나 자택 대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또 홍 시장은 “골프를 이용해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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