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MBC, 민주당 편드는 게 정의인 줄 알아"

김은하 2023. 7. 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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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MBC의 흑역사' 출간
"선·정의 독점한 것처럼 행동"

"MBC는 마치 자신들이 선(善)과 정의를 독점한 것처럼, 민주당 편을 드는 게 방송 민주화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강준만(66) 전북대 명예교수가 18일 출간한 책 ‘MBC의 흑역사’(인물과사상사)에서 MBC를 향해 날을 세웠다.

19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강 명예교수는 저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MBC가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돼버렸다"면서 이른바 '딱 보면 100만', '바이든, 날리면' 사건 등 편향적인 MBC 보도와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강준만 교수와 'MBC의 흑역사' [사진출처=인물과 사상사]

강 교수는 박성제 전 MBC 사장이 보도국장 시절 '김어준의 뉴스공장'(2019년 9월 30일)에 출연해 이른바 "100만명 느낌이 있다. 딱 보니까 이건 그 정도"라고 했던 것에 대해 "역대 어느 방송 보도국장이 그런 정치적 발언을 다른 방송사에 나가 했느냐"며 "MBC가 문재인 정권을 대변하는 총본산임을 분명히 보여준 셈"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조국 사태와 관련해 MBC의 위상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촛불 군중을 두고 “이른바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정신에 충실하지 않은 보도를 할 땐 어김없이 ‘불매운동’ 보복 조치를 가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스스로 언론임을 포기하고 문재인을 위한 어용 선전 도구 노릇에만 충실하라는 게 요구였다”면서 “조국 사태 이후 상승한 MBC의 신뢰도는 맹목적 호감도로 봐야 한다. 그 매체의 보도가 허위·왜곡·날조임이 밝혀져도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또 지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온라인 매체 ‘서울의 소리’ 기자가 녹음한 이른바 ‘김건희 녹취록’을 공개한 것을 두고 “MBC가 유튜브 채널의 ‘하청’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의 소리는 대선을 앞둔 지난 1월 김 여사와 한 7시간가량의 통화를 녹음했다며 MBC와 협업해 녹음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법원에 녹음파일을 공개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MBC와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 재판부는 당시 일부 사생활 등이 담긴 내용만 제외하면 녹취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이후 MBC와 서울의 소리는 각각 방송과 유튜브 채널에서 김 여사와 이 기자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후 김건희 여사가 자신과의 통화 내용을 유출한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지난 2월 1심에서 1000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MBC와 언론노조, 생떼쓰고 있다"

[사진출처=아시아경제 DB]

강 교수는 또 “MBC와 언론노조는 자신들의 편향성을 ‘선과 정의’라고 떼를 쓰고 있다”면서 “아무리 당파성이 강한 사람일지라도 단지 특정 정당 지지자라는 이유만으로 예를 들어 대학 입시에서 특례를 받는 걸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방송 공정성도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보 진영이 선악 이분법에 중독되어 반대편을 악으로 몰아간다”라며 “이는 마약중독이나 알코올중독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에릭 호퍼의 말을 인용하면서 “억압받는 사람들이 거의 예외 없이 자신들이 증오하는 억압자를 얼마나 닮아가는지 보면 경악스러울 정도”라고 언급했다.

그는 책을 통해 “MBC가 보수 정권에 대한 반감과 혐오에 편승해 ‘정권과 맞짱 뜨는 공영방송’의 길로 나간다면 그게 바로 MBC 스스로 무덤을 파는 길”이라면서 “MBC에 대한 문제 제기는 MBC 내부에서 나와야 하며, 누가 MBC를 사랑하는 사람인지 자문자답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교수는 지난 2월 '정치 무당 김어준'(인물과사상사)에서 김어준이라는 문제적 인물과 ‘김어준 현상’이 한국 정치에 남긴 명암을 함께 조명했다. 김어준의 ‘닥치고 우리 편’ 주문에 열광하는 친문 팬덤과 그를 ‘브레인’으로 높게 평가하는 것을 넘어 심지어 ‘김어준 중독’ 현상까지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인사에 대해서도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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