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갈륨은 반격의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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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번호 31번 갈륨.
중국이 갈륨 수출 통제에 나선다고 발표하자 서방은 비상에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통제에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비교적 대체 확보가 가능한 갈륨과 게르마늄을 택해 맛보기만 보여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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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디스플레이도 영향권
中 광물 무기화 본격화 대비해야
원자번호 31번 갈륨.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이 희귀 금속이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패권 다툼의 한복판에 섰다. 중국은 다음 달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1869년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만들 때만 해도 갈륨은 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6년 뒤 프랑스 화학자 폴 에밀 르코크 드 부아보드랑이 처음 갈륨 원소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갈륨(Gallium)은 부아보드랑의 모국 프랑스의 옛 이름인 ‘갈리아(Gallia)’에서 따온 이름이다.
갈륨은 녹는 점이 30도로 낮아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액체 상태로 바뀐다.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액체 로봇 ‘T-1000’을 연상시킨다. 갈륨은 자연 상태에서 발견하기 어렵다. 주로 알루미늄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된다.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갈륨 금속은 비소갈륨(GaAs), 질소갈륨(GaN) 등 혼합물의 형태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사용된다. 비소갈륨을 이용한 반도체는 전자의 이동속도가 빨라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고 소형화하기에도 유리하다. 갈륨에 인, 비소, 질소 등을 혼합하면 전류가 공급될 때 여러 가지 빛을 내는데 이를 이용해 LED를 만든다.
중국이 갈륨 수출 통제에 나선다고 발표하자 서방은 비상에 걸렸다. 즉각 대체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그동안 갈륨 공급을 중국에 의존해 왔다.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알루미늄 생산업체에 갈륨 생산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갈륨의 대(對)중국 의존도는 40%에 달한다. 현재 비축량은 40일치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통제에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단 점이다. 이번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서방국들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면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단지 경고 사격을 가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비교적 대체 확보가 가능한 갈륨과 게르마늄을 택해 맛보기만 보여줬다는 것이다.
다음 타깃은 희토류나 전기차 배터리용 핵심 광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충격은 갈륨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분석에 따르면 4대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67%), 니켈(63%), 코발트(73%), 흑연(70%)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정제된다. 특히 음극재 핵심 원료인 흑연은 전 세계 채굴량의 대다수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어 대체 생산지를 찾기 쉽지 않다.
물론 중국도 자국에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주요 광물의 수출 제한 카드를 쉽게 꺼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중국이 정말 행동에 나선 다음 대책을 세운다면 때는 이미 늦기 때문이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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