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북, 미 핵잠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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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의 전략무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9일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기습 발사한 것도 부산에 기항한 미군 전략핵잠수함(SSBN)을 겨냥한 '맞춤형'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북한은 과거에도 계기가 있을 때마다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기지나 평택 미군기지까지 거리에 상응하는 사거리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무력시위를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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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궤도 통해 미전략자산 기습타격 과시한듯
북한이 미국의 전략무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9일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기습 발사한 것도 부산에 기항한 미군 전략핵잠수함(SSBN)을 겨냥한 '맞춤형'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3시 30분∼3시 46분께 평양 인근 순안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550㎞. 발사 지점인 북한 순안에서 부산까지의 직선거리(554㎞·구글 지도 기준)와 거의 일치한다. 전날 부산에 입항한 미군 오하이오급 전략핵 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을 불시에 기습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SSBN의 한국 기항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의 한국 방문 이후 42년 만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계기가 있을 때마다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기지나 평택 미군기지까지 거리에 상응하는 사거리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무력시위를 해 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비행거리를 볼 때 부산에 입항한 SSBN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새벽 취약시간을 노려 우리 군뿐 아니라 사회를 피곤하게 하고 내부적으로는 군부가 대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특히 자신들에 큰 위협이 되는 SSBN의 한국 기항 계획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4일 담화에서 미국의 SSBN 입항계획을 거론한 뒤 "미국이 우리를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상서롭지 않은 일들이 미국을 기다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와 더불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응성 행동방식과 범위도 보다 자유분방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SSBN의 한국 기항에 맞춰서 경고를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아울러 전날 서울에서 열린 한미 NCG 첫 회의도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NCG는 한미가 대북 확장억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북한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NCG에 반발해왔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7일 담화에서 "미국은 확장억제 체제를 강화할수록, 군사동맹 체제를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며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에 비난했다.
북한의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남한을 겨냥한 변칙 궤도 미사일의 성능을 시험하는 차원일 가능성도 있다.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와 정점 고도 등을 고려할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또는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의 최고 고도가 50㎞라고 설명하면서 "변칙 궤도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통상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가 사거리의 4분의 1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정점 고도는 낮은 편이다. 낮은 고도에서 변칙 궤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은 요격하기 어렵다. 북한은 지난 12일 정점고도 60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화성-18형) 시험발사를 통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보여줬고, 이날은 남측에 대한 기습 공격 능력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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