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1명 진료 위해 5개과 의료진 모여… 환자·가족들 100% 만족
'암 다학제 진료' 5000례 달성
도입 7년 만에 성과… 국내 최단 기간
환자 1명 위해 의사 3~9명이 공동 진료
췌담도암 시작으로 모든 암 질환에 적용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암센터가 국내 최단기간 암 다학제 진료 5000례를 달성했다. 2016년 도입 후 7년 만에 이룬 성과다. 지난 5일 분당차병원은 암 다학제를 주도한 의료진, 암을 이겨낸 환우들과 '5000례 달성 기념식'을 가졌다.
◇'우리 환자'라는 생각으로 의료진 똘똘 뭉쳐 진료
다학제 진료란 환자 1명을 위해 여러 진료과 의사 3~9명이 모여 공동 진료하는 것을 뜻한다. 의사들이 한 자리에서 의견을 모아 치료 계획을 세우고 환자를 진료하는 환자 중심 진료 방식으로, 미국 암 치료 가이드라인 NCCN(미국국가종합암네트워크)에서도 암 환자 치료율·완치율을 높이기 위한 치료 방향을 결정할 때 다학제 진료를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암센터는 2016년 췌담도암 분야에 처음 다학제 진료를 도입했다. 현재는 ▲유방암 ▲부인암 ▲대장암 ▲간암 ▲폐암 ▲갑상선암 ▲두경부암을 비롯한 모든 암 질환에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작은 회의실에서 출발한 다학제 진료실은 3개로 늘어났고, 다학제 진료 시작 후 치료 성공률 또한 높아졌다. 분당차병원에 다학제 진료를 도입한 소화기내과 고광현 교수는 "다학제 진료는 이상적인 진료 방식이지만, 의료진이 서로 시간을 맞추기 힘들고 자신이 맡은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의 진료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낸다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아 현장에서 쉽게 적용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진료 후 안심하고 감동하는 환자와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치료 성적 또한 좋아지면서 교수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다학제 진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분당차병원 다학제 진료는 환자 1명을 진료하기 위해 평균 5개 진료과 교수 7명이 참여한다. 평균 진료 시간은 30분이며, 내과·외과·혈액종양내과·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등 관련 진료과 암 전문의가 한 자리에 모여 내 환자가 아닌 '우리 환자'를 진료한다. 진단부터 수술, 항암·방사선, 면역항암, 신약 치료 단계별로 계획을 짜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식을 선택한다. 전홍재 암센터장은 "진료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점심시간과 진료가 모두 끝난 5시 이후 모여 다학제 진료를 시작했다"며 "수술 불가능했던 환자를 항암치료 후 수술 하고, 말기 환자들이 암세포가 사라지는 완전 관해를 경험하면서 교수들도 의욕과 활기가 생겼다"고 했다.
◇환자들 높은 만족도 "믿고 치료 전념할 수 있어"
다학제 진료를 경험한 환자와 가족들 역시 이 같은 진료 방식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분당차병원이 2021년 다학제 진료를 받은 환자 628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0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실제 이날 행사에는 분당차병원에서 다학제 진료를 받고 암을 이겨낸 이들이 참석해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담도암 진단 후 타병원에서 치료 불가 판정을 받고 분당차병원 다학제 진료를 찾았던 송석호(57세, 남)씨는 "세 차례 다학제 진료를 통해 항암치료부터 치료 결과, 수술까지 알기 쉽게 설명을 들은 덕에 의료진을 믿고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송 씨는 타병원에서 재발 위험성이 커서 수술이 어렵다고 했지만, 분당차병원 다학제 진료를 통해 항암치료 후 2020년 7월 췌장십이지장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후 병리학적 검사에서 암이 완전히 사라진 완전관해 소견을 보였으며, 현재까지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임용숙(69세, 여)씨 또한 "담도암이 간문맥과 간으로 전이돼 다학제 진료를 찾은 첫 날 진료실에서 외과,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등 의료진이 진심 어린 마음으로 고민해주는 모습에 1% 희망만 있다면 믿고 따르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임 씨는 2020년 2월 첫 항암치료를 시작한 후 치료 경과가 좋아 6월 간·담도 절제수술을 받았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6개월 간 보조 항암치료를 받은 뒤 현재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지난해 말 유방암진단을 받고 분당차병원을 찾았던 이원기(61세, 여)씨는 의료진의 세심한 진료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유방 부분절제술로 가슴을 최대한 보존했고, 수술 후 몸과 마음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며 "의료진이 여성으로서 걱정되는 마음까지 세심하게 살펴줬다"고 말했다.
한편, 차병원은 2016년 분당차병원을 시작으로 현재 일산차병원, 강남차병원에서도 다학제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윤상욱 원장은 "다학제 진료는 병원 경영진이 아닌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진행해 환자와 보호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며 "분당차병원은 암뿐 아니라 난임, 비만, 선천성 기형 등 난치성 질환에도 다학제 진료를 도입해 고난도 중증질환 치료와 미래 의료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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