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화려한 유혹 ‘다음’은?…스케일 커진 OTT표 예능 가능성과 한계
스케일·제작비 강조하며 이목 끌기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이 예능 콘텐츠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면서, 이제는 예능 콘텐츠의 스케일도 점차 커지고 있다. 섬을 빌려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하고, 실제로 돈을 걸고 현실판 부루마불 게임을 하며 색다른 그림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커진 스케일만큼 내용이 알찬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라붙기도 한다.
최근 공개를 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19/20’은 열아홉의 마지막 일주일과 스물의 첫 일주일 그 사이, 아직은 서툴고 풋풋한 Z세대들의 특별한 성장의 순간을 기록한 청춘 리얼리티 예능이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으며 연애 예능의 새 장을 연 제작진이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당시엔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데이팅을 솔직하면서도 화끈하게 담아냈다면, 이번에는 열아홉과 스물 사이, 청춘들의 풋풋한 이야기 담아내고 있다.
특히 천국도와 지옥도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가 ‘솔로지옥’만의 강점이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19/20’만의 규칙 담긴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당시 ‘솔로지옥’이 담아냈던 청춘들의 화끈한 이야기가 외딴섬 바닷가 비주얼과 맞물려 마치 해외의 인기 예능을 보는 듯한 재미 준 것이 인기 비결 중 하나였는데, ‘19/20’에서도 ‘열아홉 학교’, ‘스물 하우스’ 등을 오가며 이 프로그램만의 세계관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프로그램만의 세계관을 구축해 흥미 높이는 것은 OTT들이 예능 콘텐츠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면서 시작된 흐름이기도 하다.
누구나 꿈꾸는 세계, 유토피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미션, 대결, 등을 다뤘던 넷플릭스 ‘신세계로부터’를 시작으로 재난 시뮬레이션 존에서 펼쳐지는 인류대표 3인방의 생존기를 그려낸 디즈니플러스 ‘더 존 버텨야 산다1’까지. 세트를 지어 미션에 임하는 것 넘어, 아예 하나의 세계를 탄생시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콘텐츠들이 늘고 있는데, 이는 큰 제작비 투자가 가능한 OTT였기에 가능한 전개이기도 했던 것이다.
보드게임 부루마불을 현실판으로 옮기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세계적인 도시 두바이에서 ‘현실판 부루마불’ 게임을 통해 여행을 즐기는 티빙 ‘브로 앤 마블’ 출연진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1박에 수천만원의 숙박비가 드는 호텔에서 묵었다고 밝혔었다. 여기에 제작진은 “직접적으로 제작비의 숫자를 말씀드릴 순 없지만, 주어진 예산 안에서 어떻게 하면 스케일을 키울까 고민을 많이 했다. 보시면서 ‘제작비가 어느 정도길래 저 정도까지 했지’라는 걸 예상하며 보시면 더 재밌을 것”이라고 큰 스케일을 강조했다.
물론 이렇듯 커진 스케일이 기존 예능들과는 다른 재미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솔로지옥’ 시리즈처럼 배경 통해 프로그램만의 감성을 배가하는 것은 물론,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새로운 재미가 생기기도 하는 것. 화려한 비주얼에 대한 감탄도 있지만, 각 콘텐츠들이 펼쳐내는 그들만의 세계관을 습득하면서 그들의 플레이에 더욱 몰입하게 되는 효과가 생겨나곤 한다. 창작자들에게 그간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더 화려해진 볼거리에 비해 이를 채우는 내용이 다소 평이한 것은 이 같은 스케일 큰 예능들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솔로지옥’이 초반 그간의 연애 예능이 주지 못했던 재미에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호평을 받았다면, 이미 이에 익숙해진 시즌2로는 전 시즌만큼의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바 있다. 그들의 신작인 ‘19/20’ 또한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어린 출연자들의 풋풋한 면모 통해 느껴지는 소소한 재미를 선보이는 것에 그치고 있다.
대다수의 콘텐츠들이 새 세계관 통해 색다른 그림들을 만들어내곤 있지만, 연애, 서바이벌, 버라이어티 등 이미 흔한 장르들의 문법을 다시금 반복하는 것에 그치며 ‘신선한 재미’를 주지는 못하는 셈이다. 더욱이 넷플릭스의 경우, 글로벌 시청자까지 겨냥하고 있어 ‘모두가 이해할 만한’ 소재들을 선택하고 있는데, 이에 연애, 서바이벌 등으로 장르가 다소 한정되는 측면이 있다. 커진 스케일이 넓힌 가능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이것이 한계로 작용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친이 보고싶어요" 군용차량 몰고 부대 이탈한 20대男
- "꽃놀이패 쥔 검찰, 의원들 조만간 소환해…국민에게 확인되는 과정 지켜볼 것" [법조계에 물어
- 싼타페의 라스트 댄스…디펜더 닮은꼴, '득' 되나 '독' 되나
- "조국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넣어"…민주당, 참사를 정쟁 소재로
- ‘빅리그 주전’ 김하성, 내년 봄 금의환향 꿈꾸며 "한국 팬들 열정적"
- 한동훈 "이재명, 판사 겁박…최악의 양형 사유"
- 윤 대통령과 시진핑, '방한'·'방중' 각각 제안
- 윤 대통령 "페루, 중남미 최대 방산 파트너…양국 방산 협력 확대 기대"
- 클리셰 뒤집고, 비주류 강조…서바이벌 예능들도 ‘생존 경쟁’ [D:방송 뷰]
- ‘4선 도전 확실시’ 정몽규 회장, 문제는 대항마 [기자수첩-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