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못 넘었다…9860원 확정, 월급으론 206만740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9620원)보다 240원(2.5%) 오른 금액이다. 끝내 ‘1만원’의 문턱은 넘지 못하면서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액을 시간당 9860원으로 의결했다. 인상률은 2.5%로,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던 2021년(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206만740원이다. 최저임금 노동자는 올해(201만580원)보다 월 5만160원을 더 받게 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10일간의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이날 결정된 최저임금을 8월 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고시된 최저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공익위원 중재안으로 결정된 작년과 달리, 올해는 근로자위원(노동계) 1만원(3.9%)과 사용자위원(경영계) 9860원(2.5%)을 놓고 표결에 들어갔다. 투표 결과 사용자위원안 17표, 근로자위원안 8표, 기권 1표 등으로 사용자위원안이 최종 채택됐다.
표결 재적인원은 근로자위원 8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26명이었다. 근로자위원 측은 구속된 김준영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사무처장이 지난달 직권해촉되면서 1명이 공석인 상태였다.
당초 근로자위원은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26.9% 오른 1만2210원을 제시했고, 사용자위원은 자영업자 부담 등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했다. 격차는 2590원에 달했다. 이후 양측은 이날까지 열 차례에 걸친 수정안 제출 끝에 각각 1만20원(4.2%)과 9840원(2.2%)을 제시했다. 차이는 180원까지 좁혀졌지만, 끝내 노사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표결에 부쳐진 노사 최종안 격차는 140원이었다.
근로자위원은 표결을 마친 직후 전원 회의장에서 퇴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결국 ‘답정너’로 끝난 최저임금 결정”이라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꿈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경제성장률이나 물가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며 “실질임금 삭감이나 다름 없다. 저임금 생활안정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번 최저임금 심의를 마치기까지 걸린 기간은 110일로, 현행과 같은 최저임금 제도가 적용된 2007년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이다. 전날인 18일 오후 3시부터 시작한 14차 전원회의는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다 자정을 넘기면서 차수를 변경해야 했다. 결국 이날 오전 6시쯤까지 총 15시간의 밤샘 줄다리기 끝에 심의가 마무리됐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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