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7년 뛰면서 영상 올렸다”…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살아남는 법
“이제 유튜브‘나’ 해보자는 표현은 위험해요. 수년간 돈 못 벌 걸 각오해야 하죠.”(인스타그램 구독자 6만 크리에이터 정용훈)
“요즘 콘텐츠는 ‘극단적 투명함’이 핵심 같아요. 숨김이 없어야 공감을 얻더라고요.”(유튜브 구독자 2600명 크리에이터 정민주)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LG유플러스 상암사옥에서 만난 두 크리에이터의 대답은 거침없었다. 많은 이들이 상상에만 그치는 크리에이터의 삶을 직접 겪은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감이었다.
두 사람은 LG유플러스의 ‘와이낫 부스터스’ 캠페인에서 100일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정용훈(35)씨는 숏폼 영상을 중심으로 정보성 콘텐츠를 제작하는 전업 크리에이터다. ‘용싸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최근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6만명을 넘었다. 일상 콘텐츠를 주로 올리는 정민주(24)씨는 구독자 2600명인 유튜브 채널 ‘정문츄’를 운영하는 ‘새싹’ 크리에이터다. 최근 방송국 PD로 취업에 성공했다. 와이낫 부스터스는 LG유플러스가 메타코리아와 협력해 유튜브·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를 선발, 서비스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고객과 공유하는 캠페인이다.
남다르고 특이한 모습을 보일 것 같았던 이들은 오히려 ‘성실한 생활인’에 가까웠다. LG유플러스 캠페인 지원 동기도 기업과의 협업 기회, 활동비 등 수익 목적이 컸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정용훈씨는 “2015년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열심히 했는데도 잘되지 않았었고, 먹고 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7~8년 정도 대리운전을 했다. 좌절감에 우울증에 걸린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정용훈씨의 팔로워가 급격히 늘게 된 건 갤럭시 휴대전화 사용기를 올린 이후였다. 초창기에는 흥미 위주의 영상을 올렸지만 이제는 정보성 콘텐츠로 노선을 정했다. 그는 “재미보다 정보나 지식이 주는 ‘의미’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같이 캠페인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도 그간 자신의 시행착오와 노하우가 담긴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정민주씨는 “혼자 채널을 운영하다보니 구독자 수가 잘 늘지 않았다. 수익화에 한계가 있었다”며 “LG유플러스 활동을 통해 조언과 기회를 얻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취업준비 탈락 후기 영상이 주목을 받았다. 정민주씨는 “어느 기업에서 떨어졌는지까지 다 공개했다.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에서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해 친한 언니, 동생으로 다가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캠페인 활동 기간 팔로워 증가율이 가장 높아 1차 미션에서 우수 크리에이터로 선정됐다.
2030인 이들이 크리에이터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정용훈씨는 “학창시절에는 거의 혼자였고 대학은 자퇴했다. 난 늘 튀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회사생활을 관둔 2015년, ‘튀는’ 역량으로 누구나 돈 벌 수 있는 시대가 됐었다고 한다. 이후 수년간 정체기가 있었지만, 그는 “‘존버’ 정신으로 버텼다”고 했다. 언제 다시 바닥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면서, 대리운전 어플리케이션도 아직 지우지 않았다고 한다. 정용훈씨는 “그래도 ‘괜찮다.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일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일본 대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규칙적인 삶을 따라하면서 하루에 1번 이상, 같은 시간에 영상을 올리고 있다고도 했다.
정민주씨는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해야 할 일만 하면서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도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말했다. 앞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크리에이터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정민주씨는 “현실생활과 이상으로 추구하는 생활을 병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제는 직장인으로 자리잡는 과정 등 20대 청춘들이 공감할 만한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진행되는 LG유플러스 와이낫 부스터스 캠페인에는 크리에이터 총 120명이 참여했다. 유명 크리에이터의 멘토링과 메타코리아 파트너십 강의 프로그램, 숏폼 컨텐츠 제작 미션 등을 진행하고 있다. 1인당 활동 지원금은 100만원이고, 우수 크리에이터 대상으로 최대 1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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