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의료 사랑'…서울대병원 콕집어 300억 기부한 이유 [팩플]

심서현 2023. 7.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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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서울대학교병원에 디지털바이오 연구 기금 300억원을 기부 약정했다. 17일 약정식에 참석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오른쪽).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디지털 바이오’ 분야를 지정해 서울대병원에 300억원을 기부한다. 앞서 지난 1월 카카오는 서울대병원의 의료용 IT시스템 자회사 이지케어텍에 99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앞다퉈 대형병원과 손 잡는 모양새다.


무슨 일이야


18일 네이버는 디지털 바이오 분야 연구 지원을 위해 서울대학교병원에 3년간 3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번 기부는 서울대학교병원이 단일 연구 지원기금으로 받은 기부액 중 가장 큰 규모다.

17일 양측이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의원 제1회의실에서 진행한 기부 약정식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김영태 서울대학교 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 대표는 “초거대 AI 기술의 등장으로 의료 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의사과학자 인재 양성과 선제적인 융합 연구의 사회적 필요성에 공감했다”라고 말했다.


뭘 하는 거야


기금의 목적은 연구자들이 일상 진료 외에도 인공지능(AI) 등 의과학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성과를 관리하는 것.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도전적·창의적 연구 및 사업화로 이어질 연구에 집중 지원해 디지털 바이오 헬스를 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곧 기부금 운영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운영위는 연구 주제를 공모하고, 대상 선정 및 성과 관리를 담당한다. 운영위에는 네이버 측 인사도 참여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산학협력이 아닌 순수 기부이며, 연구 결과물은 서울대병원에 귀속된다”라고 말했다.


이해진의 의료 사랑


네이버는 의료 데이터 분석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2018년 대웅제약과 AI 신약 개발 및 의료 데이터 활용 사업을 위한 합작사 ‘다나아 데이터’를 설립했다(네이버 지분 49%).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의 개인 친분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회장은 2008~2013년 NHN(현 네이버) 사외이사직을, 2013~2019년 네이버의 사회공헌 재단인 네이버커넥트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 GIO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 ‘지음’은 대웅제약 지주사 대웅의 주식 4.95%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다나아데이터는 설립 후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진 않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6600만원을 기록했다.

네카오의 헬스케어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AI와 헬스케어를 새 먹거리로 삼고 투자 중이다. 대형 병원과 협력하면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용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데다, 클라우드와 업무용 솔루션의 주요 고객사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2021년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를 설립하고 나군호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했다. 지난해엔 경기도 성남시의 로봇 친화형 신사옥 ‘1784’ 안에 200평 규모의 사내 병원을 열어, 직원 대상으로 재활의학과·가정의학과·이비인후과·비뇨의학과·내과 진료와 건강검진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직원 복지이자 AI·디지털 헬스케어의 테스트베드인 셈.

네이버는 건국대병원과 순천향대병원 등 국내 병원들과 의료용 AI 기술·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스마트 문진이나 의무기록음성인식(Voice EMR), 업무용 협업 툴(네이버웍스)의 병원 접목 등이다.

카카오도 2021년 말 헬스케어 사내독립법인(CIC)을 설립하고 지난해 3월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전자의무기록(EMR) 전문가로 꼽히는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대표를 맡아 이끈다. 지난 1월의 투자로, 카카오헬스케어는 서울대병원의 IT 자회사 이지케어텍의 지분 6.57%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충남대병원·충북대병원·이화의료원 등 국내 9개 대학과 공동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헬스케어 및 의료영상에 접목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중이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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