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허가없이 국경 넘어" 美국방장관, 미군 월북 공식 확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월북한 미군 장병이 고의로 허가 없이 국경을 넘어간 것이 맞다고 미국 국방부 장관이 공식 확인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화상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서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던 중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믿고 있으며,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조사하면서 군인의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월북이 안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난 전적으로 우리 장병의 안녕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에 집중하면서 향후 며칠간 사건의 전개를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 파주시 판문점 JSA에서 안보 견학을 진행하던 중 미국인 1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고, 즉각 주한미군 소속이라는 소식이 확산했었다. 워싱턴포스트, CBS방송 등을 비롯한 미 현지언론들은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월북한 미국인이 한국 내 위법행위로 인해 징계받고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던 미군 이등병이라고 보도했다.

이 군인은 한국에서 복무하는 동안 위법행위로 처벌을 받고 최근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군이 그를 공항으로 데려간 이후, 예정된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 당시 그가 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는지, 어떻게 JSA 견학 프로그램에 참석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같은 JSA 투어 그룹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였다"며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CBS방송에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확장억제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는 한미 핵협의그룹이 출범한 날 이번 월북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 역시 주목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이 이 사람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유엔사는 관할하던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유엔사는 평소 일주일에 4회(화·수·금·토), 하루 한 차례, 한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