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스트 에릭 투샬룸의 갤러리 54 #더컬렉터스

2023. 7. 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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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말레 스테뱅과 조각가 마르텔 형제가 거쳐간 공간에 '갤러리 54'를 운영 중인 에릭 투샬룸의 컬렉션.
안토니오 사바텔리(Antonio Sabatell)의 베이스. 1955년에 제작됐다.
조지 헨리 핑거슨(Georges Henri Pingusson)의 의자는 호텔 라티튜드 43에 있던 것. 말레 스테뱅의 아파트에 시공된 아름다운 오리지널 플로어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조지 헨리 핑거슨(Georges Henri Pingusson)의 의자 역시 호텔 라티튜드 43 출신이다. 1932년 작품. 1960년에 제작돼 찬디가르에 있었던 피에르 잔느레의 데이베드.

1920년대 당시 유명했던 건축가 로베르 말레 스테뱅(Robert Mallet-Stevens)에게 집의 건축을 의뢰하고 싶었던 몇몇 고객은 파리 16구에 대지를 구매했다. 덕분에 로베르 말레 스테뱅은 이 길에 여러 건물을 지을 수 있었고, 당시 그가 책으로 출판한 포트폴리오 ‘시테 모데른(Cite′ Moderne)’을 완성할 수 있었다. 로베르가 설계한 건물이 가득한 이 길은 그의 이름을 따 지금까지 ‘말레 스테뱅’이라고 불린다. 말레 스테뱅 10번지에는 과거 이곳에서 함께 작업했던 쌍둥이 조각가 장 & 조엘 마르텔 형제의 아틀리에이자 아파트였던 건물이 있다. 지금은 에릭 투샬롬(E′ric Touchaleaume)의 ‘갤러리 54’가 된 장소다.

로베르 말레 스테뱅이 디자인한 욕실 바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두 점의 식물 꽂이는 장 버크하터의 디자인으로, 1930년에 제작된 것.
부엌 역시 말레 스테뱅이 건축할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피에르 잔느레의 클래스 룸 체어는 인도의 찬디가르에 있던 것으로 1950년에 제작됐다.
프랑스 조각가 파르반느 큐리(Parvine Curie)의 작품 ‘메르 포트레스(Mère Forteresse)’. 1975년 작품.

갤러리 54의 창립자인 에릭는 생제르맹 지구에서 피에르 잔느레, 르 코르뷔지에, 샬롯 페리앙, 장 프루베 등을 수집하고 거래해 온 모던 디자인 갤러리스트다. 그는 2007년 마르텔의 복층 아파트(현재 에릭이 거주하고 있는 2~3층의 복층 아파트)를 구매해 살기 시작했고 2015년에는 1층에 있는 마르텔 형제의 아틀리에까지 매입하면서 생제르맹에서 운영하던 갤러리 54를 이곳으로 옮겼다. 얼마 전에는 갤러리 54의 옆 건물인 아파트에 두 번째 갤러리 ‘스페이스’를 오픈하면서 ‘디자인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역시 말레 스테뱅이 건축한 건물이다. “생제르맹 지구에서 오랫동안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다른 갤러리처럼 매해 페어에 참여하고 작품을 판매해 왔어요. 하지만 이런 시스템에 얽매여야 할지 자문하게 됐어요. 더욱 자유롭고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샬롯 페리앙이 디자인한 벤치 뱅퀴트 칸사도(Banquette Cansado)는 1960년에 제작됐다.
조세프 호프만(Josef Hoffmann)의 캐비닛은 1911년의 것. 후앙 미로의 러그 ‘르 드라포(Le Drapeau)’는 1930년의 것.

마르텔 형제의 아틀리에를 구매한 건 에릭에게 사업적으로 큰 전환점이 됐다. “이전부터 말레 스테뱅의 팬이었던 저에게 그의 디자인이 살아 숨 쉬는 마르텔 형제의 복층 아파트에 살게 된 건 굉장한 행운이었어요. 게다가 그들의 아틀리에까지 구매하게 됐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습니다. 나만의 취향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생각했어요.” 갤러리 54에는 에릭의 전문 분야인 모던 디자인 오브제가 가득한데, 다른 갤러리와 다른 점이라면 아프리카 마스크 · 조각품 · 네오클래식 가구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해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장르만 다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장 프루베와 아프리카 예술도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는데 갤러리에서 못 해낸다면 아쉬운 일이겠지요.

피에르 잔느레의 의자와 데스크는 찬디가르에 있던 것으로 1950년대의 것. 장 프루베의 벤치는 1950년에 제작됐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갤러리 54 앞에 선 에릭.

그런 의미에서 이 공간은 편견 없이 저만의 취향을 보여주는 곳이에요.” 에릭는 모던 디자인뿐 아니라 아프리카 조각품, 프랑스 현대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다. “여행이 남긴 것이죠. 장 프루베와 르 코르뷔지에가 이룬 작업을 수집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그 결과 오늘날의 제 취향이 탄생했다고 생각해요.” 그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특정한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감상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특정한 스타일이나 트렌드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말레 스테뱅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가득한 이 길에 들어서면서 한 번, 조각가 마르텔 형제의 아름다운 아틀리에서 한 번 그리고 갤러리의 다양한 아름다움 앞에서 한 번, 이렇게 한 장소에서 여러 번 감동받는 건 흔치 않은 기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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