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매력…은평뉴타운에 볕이 들다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1단지는 구파발역에서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했으며 은진초를 품고 있다. 총 16개동 947가구로 구성됐다. 남쪽으로 좀 더 내려가면 총 11개동, 660가구로 구성된 12단지가 있고 향림근린공원 쪽으로는 13단지(총 4개동, 162가구)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 3개 단지는 모두 지하철역이 가깝고 주변 환경이 쾌적해 은평구에서 알음알음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들어 박석고개힐스테이트를 중심으로 은평뉴타운에서 잇따라 크게 오른 가격으로 아파트가 거래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뉴타운박석고개힐스테이트12단지’ 전용 84㎡는 올해 6월 9억3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2월 실거래가(8억4000만원) 대비 1억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전용 101㎡ 역시 2층 물건임에도 최근 9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나온 매물은 전용 84㎡ 기준 11억~13억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은평뉴타운 내 다른 아파트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은평뉴타운제각말푸르지오5-2단지(175가구, 2010년 입주)’ 전용 101㎡가 최근 18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제각말푸르지오는 일부 가구 가장 높은 층이 펜트하우스로 구성됐다. 이번 거래된 매물 역시 펜트하우스다.
은평구 진관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번 매물은 북한산 조망이 가능한 펜트하우스로 단지 내는 물론 은평구 전체로 둘러봐도 찾기 힘든 매물”이라며 “시세 차익보다 거주 여건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일부 고령층이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은평뉴타운에서는 지난 3월에도 비슷한 거래가 있었다. 당시 은평뉴타운 ‘마고정3단지센트레빌’ 전용 167㎡ 타입은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아파트가 1월 11억2000만원에 팔렸던 것보다 7억원 이상 높다.
전문가들은 은평뉴타운 특유의 친환경적인 장점과 함께 내년 하반기 GTX-A노선 연신내역 개통에 따른 기대 심리가 아파트 거래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은평구 집값 상승세로 반전
1년 앞둔 GTX-A 개통 기대감 반영
은평뉴타운은 2002년 당시 성북구 길음뉴타운, 성동구 왕십리뉴타운과 함께 서울시 시범뉴타운으로 지정됐다. 은평구 진관동, 구파발동 일대에 조성된 서울 서북부 주요 주거 지역으로 조성면적만 약 349만㎡에 이른다. 현재는 1만5000가구, 약 5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뉴타운 조성 초기 은평뉴타운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서울 끝자락에 위치해 강남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반 시설이 부족해 전반적인 생활 환경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은평뉴타운도서관, 기자촌근린공원, 은평롯데몰 등 각종 생활 인프라가 갖춰지고 개발 호재가 몰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은평뉴타운 최대 장점은 서울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친환경 주거 지역이라는 점이다. 북한산국립공원, 갈현근린공원 등이 가까워 녹지 공간이 풍부하다. 단지들이 대부분 용적률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전체 면적 중 공원, 녹지, 하천 비율이 30%에 이른다.
다만 은평뉴타운은 여전히 주거 지역으로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열악한 대중교통이다. 지하철 3호선과 일부 버스를 제외하면 강남 등 주요 도심으로 접근이 쉽지 않다.
도로 교통도 문제다. 지구를 관통하는 통일로는 이미 고양, 일산 등은 물론 삼송, 지축, 향동지구 등에서 몰리는 차량으로 악명이 높다.
다행히도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을 지나는 GTX-A노선이 한창 공사 중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부분 개통될 예정이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GTX-A노선이 개통되고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이 확정되면 은평뉴타운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호재와 함께 자연친화적인 은평뉴타운 주거 여건이 반영됐기 때문일까. 은평뉴타운이 속한 은평구 집값은 7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의 2023년 7월 첫째 주(7월 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0.04% → 0.03%). 다만 은평구의 경우 6월 셋째 주(-0.04%)와 넷째 주(-0.02%), 2주 연속 하락한 것과 비교해 7월 1주 0.02%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해 연간 누적 기준으로 살펴보면 은평구 아파트 가격은 올해 초 대비 4.8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전망은
갈현·대조·불광 입주 물량은 변수
은평뉴타운 일부 단지 실거래 가격이 급등하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내년 하반기부터 연신내역을 활용해 GTX-A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큰 호재다.
파주 운정에서 동탄까지 이어지는 GTX-A노선은 내년 상반기 수서~동탄 구간을 먼저 개통하고 하반기 운정~서울역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다.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 조성 등 다른 개발 호재도 여럿 있다.
변수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입주 물량이 만만찮다는 점이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은평뉴타운과 인접한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입주가 한창 진행 중이다. 우선 수색7구역을 재개발한 ‘DMC아트포레자이’가 입주를 시작했다. 총 8개동 672가구 규모로 경의중앙선 수색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수색13구역을 재개발한 ‘DMCSK뷰아이파크포레’와 6구역을 재개발한 ‘DMC파인시티자이’ 역시 7월부터 입주한다. DMCSK뷰아이파크포레는 총 21개동, 1466가구 대단지며, DMC파인시티자이는 15개동, 1233가구로 구성됐다. 3개 단지에서 입주하는 물량만 3000가구가 넘는다.
입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은평구 일대 전세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전용 84㎡ 기준으로 수색증산뉴타운 신축 아파트 전세 가격은 4억원 중후반대에 시세가 형성됐다.
수색증산뉴타운은 같은 은평구지만 은평뉴타운 서남쪽에 위치했다. 상암 등 업무시설과 가까워 은평뉴타운 대비 입지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은평뉴타운과 가까운 지역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 물량도 상당하다. 은평 재개발 3대장으로 불리는 갈현1구역, 대조1구역, 불광5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3개 구역에서만 총 9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르면 2025~2026년 입주가 시작된다.
은평뉴타운은 서울에서도 드문 친환경 주거 지역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인근에 신축 아파트 예정 물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은 분명 악재다. 지역 주민들의 염원인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확정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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