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학 같은 직업... 함께 숨진 절친, 하루 차이로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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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친구 두 명을 잃은 청년들.
딸의 장례를 마친 뒤 곧장 딸 친구의 장례식장을 조문한 어머니·아버지.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A(23)씨의 친구 안아무개(23)씨는 같이 온 친구들과 함께 입구에서 빈소 안내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안씨를 비롯한 대학 친구 5명은 A씨를 떠올리며 웃다, 울다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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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림 기자]
▲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의 빈소가 마련된 충북 청주의 한 장례식장. |
ⓒ 김화빈 |
한꺼번에 친구 두 명을 잃은 청년들. 딸의 장례를 마친 뒤 곧장 딸 친구의 장례식장을 조문한 어머니·아버지.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많은 이에게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남겼다.
18일 오전 청주의 한 장례식장 앞.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A(23)씨의 친구 안아무개(23)씨는 같이 온 친구들과 함께 입구에서 빈소 안내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모니터 속 친구가) 보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A씨는 참사 사흘째인 지난 17일 오전 6시 20분께 구조대의 도보 수색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안씨를 비롯한 대학 친구 5명은 A씨를 떠올리며 웃다, 울다를 반복했다.
A씨와 룸메이트였던 안씨는 "OO이(고인)랑 같은 방을 쓰게 됐는데 친해지고 싶어서 내가 먼저 다가갔다"고 떠올렸다. 또다른 룸메이트 조아무개(22)씨도 "OO이가 나온 고등학교에 내 친구들이 많았고 집도 가까웠다"며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최근까지도 A씨와 단체 채팅방에서 대화를 주고받았다. 안씨는 단체 채팅방에서 "OO이가 해외여행 가자고 하고, 어디로 갈지도 이야기하고 그랬다"고 전했다. 조씨는 "항상 먼저 주변사람들한테 연락을 잘해줬다"고 말했다.
두 친구는 지난 4월 15일에 찍은 사진을 내보였다. 사진 속 세 사람은 어깨동무를 한 채 밝게 웃고 있었다. 안씨와 조씨는 "셋이 룸메이트 때 함께 쓰던 방이 415호(사진을 찍은 4월 15일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함께 온 다른 친구들도 휴대폰 속을 연신 들여다봤다. "우리가 다 같이 찍은 사진이 있었나"라고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대학 졸업식 때 찍은 사진 한 장을 찾아냈다. 그 속엔 손으로 브이(V)를 그리고 있는 또다른 친구가 있었다. 그는 A씨와 버스에 함께 탔다 목숨을 잃은 B(23)씨였다. B씨는 A씨보다 하루 빠른 16일 오전 7시 38분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와 B씨는 대학 동기로 만나 함께 공부했으며 직업도 작업치료사로 같았다.
B씨의 장례식은 A씨보다 하루 앞선 18일 오전 엄수됐다. B씨의 유족은 발인 후 납골당에 고인의 유골함을 안치하자마자 친구 A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친구들 또한 같은 날 B씨의 발인과 A씨의 조문에 연달아 참석해야 했다. 친구들은 <오마이뉴스>를 통해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편지를 남겼다.
조씨(22) "미안하고... 친하게 지내줘서 너무 고마워."
안씨(23) "미안하단 말밖에... (네가) 편했으면 좋겠다. 안 추우면 좋겠다. 안 뜨거우면 좋겠고. 보고 싶다는 말밖에..."
임씨(23) "OO아 너가 좋아하는 거 많이 하고 우리도 웃으면서 지낼 테니까 너도 꼭 웃어줘.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
박씨(22) "우리 같이 아동들을 열심히 치료해 보자 했는데(고인 직업이 작업치료사 - 기자 주) 결국 나만 하게 되었네.. 내가 너 몫까지 열심히 해볼게! 그곳에서는 하고 싶었던 모든 거 제약 없이 다 하고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많이 좋아했어."
▲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숨진 B씨의 발인이 18일 오전 청주 흥덕구 하나노인전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
ⓒ 김화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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