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를 꿈꾼 음향 엔지니어가 그린 믿음…'가장 좋은 것이 내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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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책을 탐닉했다.
막연하게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고, 소설가란 직업을 동경했다.
소설은 교주도 교리도 없이 존재하는 5평 남짓의 기도실인 '탱크'를 배경으로 '믿고 기도하여 결국 가장 좋은 것이 내게 온다'는 생각을 품은 다채로운 인간군상을 펼쳐냈다.
그는 "엔지니어는 작곡가의 창작품을 다듬는 일이다. 많은 창작자를 만나면서 그분들이 어떻게 작품을 대하고 생각하는지를 많이 배웠다"며 그 태도를 소설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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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믿음' 다뤄
어릴 적부터 책을 탐닉했다. 자연스럽게 책과 관련된 직업을 꿈꿨다. 막연하게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고, 소설가란 직업을 동경했다.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해 잠시 시나리오에 손을 대기도 했지만, 대사 위주로 상황을 압축해야 하는 시나리오보다는 자유로운 서술이 가능한 소설에 끌렸다. 그렇게 김희재 작가는 4번의 공모전 도전 끝에 소설 ‘탱크’로 한겨레문학상을 거머쥐었다. 당선작 소설 ‘탱크’는 최종심 30분 만에 만장일치로 당선됐다. 작법 수업 한번 들은 적이 없지만 기성작가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김금희 소설가는 추천사를 통해 “신인 작가의 첫 장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흡인력 있게 진격하는 소설”이라고 했고, 이기호 소설가는 “근 몇 년간 만나본 공모전 수상작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편혜영 소설가는 “작가는 독자를 기꺼이 사랑 앞에 이르게 한다”며 “사랑에 헌신하는 이런 이야기에 매혹당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소설은 교주도 교리도 없이 존재하는 5평 남짓의 기도실인 ‘탱크’를 배경으로 '믿고 기도하여 결국 가장 좋은 것이 내게 온다'는 생각을 품은 다채로운 인간군상을 펼쳐냈다. 소설은 천주교 모태 신자지만 독실하지 않은 상태로 저자가 품었던 믿음의 의문과 맥을 같이 한다. 18일 서울 중구 정동 한 카페에서 가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 작가는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가 믿음이 없는 건 아니다. 그들의 형이상학적 믿음 역시 다른 종류의 신념이다. 결국 모두가 저마다의 믿음을 가지고 있다. 사이비와 아닌 것의 경계선도 이야기로 다루고 싶었다”고 집필 동기를 설명했다.
믿음의 갈등에도 시선을 둔다. “저는 믿는 동시에 불신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그런 모순적인 면을 여러 사람의 삶으로 풀어내고 싶었다.”
집필은 작곡가에게 받은 곡에 음악을 입히는 음향 엔지니어 일과 병행했다. 그는 “엔지니어는 작곡가의 창작품을 다듬는 일이다. 많은 창작자를 만나면서 그분들이 어떻게 작품을 대하고 생각하는지를 많이 배웠다”며 그 태도를 소설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맞게 쓰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토로했지만 쓰는 기쁨이 너무 커 앞으로도 집필과 음악의 동행은 계속될 예정이다. 그는 “아직 차기작 주제를 정하진 않았지만, 삶에 관해 쓰고 싶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고 전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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