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가는 미·유럽 경제…미 경기침체 가능성↓ vs 가난해지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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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발표되자 대형은행들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분석 보고서를 잇달아 내고 있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지표들은 인플레이션을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더라도 경기침체를 수반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강화했다"며 "미국 경제가 향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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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발표되자 대형은행들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분석 보고서를 잇달아 내고 있다. 반면 유럽은 물가는 뛰는데 임금은 오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경제 쇠퇴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향후 12개월 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25%에서 20%로 낮췄다고 밝혔다. 올들어 장단기 수익률 곡선이 크게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커졌으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안도감이 형성됐다. 지난 13일 발표된 6월 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올라 전달의 4.0% 상승을 크게 밑돌았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지표들은 인플레이션을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더라도 경기침체를 수반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강화했다”며 “미국 경제가 향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회사채 시장을 지배해온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BofA의 유리 셀리거 신용 전략가는 “미국 경기침체가 완만할 것이라는데 대한 큰 컨센서스(합의)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JP모건 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수석 글로벌 시장전략가 역시 “6월 CPI가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소폭 높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유럽의 경우 생산성 하락과 인플레이션 요인 상승으로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15조700억달러로 미국(26조860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2008년만 해도 유로존과 미국 GDP는 각각 14조2200억달러, 14조7700억달러로 엇비슷했으나, 지난 15년간 미국 경제규모가 82% 성장한데 비해, 유럽은 6% 증가하는데 그쳤다. 싱크탱크인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는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35년 미국과 유럽의 1인당 생산 격차는 지금의 일본과 에콰도르 수준만큼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임금도 하락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독일의 실질임금은 2019년 이후 약 3% 하락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3.5%, 그리스는 6%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의 실질임금이 6%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럽의 소비지출 규모도 미국에 크게 뒤쳐졌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소비지출 규모는 2008년 12조2400억달러에서 지난해 12조2600억달러로 정체된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12조4000억달러에서 19조2600억달러로 55.3%나 급증했다.
WSJ는 “유럽은 고령화로 경제 및 생산성 성장이 부진했다”며 “게다가 코로나19 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해지고 에너지·식량 가격이 상승하며 수십년간 악화돼온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 국가들은 일자리를 유지하려고 고용주에게 보조금을 지급한 반면, 미국은 저렴한 에너지 가격 정책과 시민들에 대한 직접 현금 지원으로 소비지출까지 유지했다”며 “미국과 유럽은 정부 대응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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